사고 원인 악천후 가능성 가장 커
말레이 국적기 올해만 3번째 참변
28일 인도네시아 자바해 인근 상공에서 실종된 에어아시아 여객기는 천둥과 폭우를 동반한 악천후로 인해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에 따르면 에어아시아는 이날 실종기가 이륙한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의 주안다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실종 여객기가 현지시간으로 오전 6시 12분쯤 ‘구름 때문에 고도를 3만8,000피트(1만1,580미터)로 높이겠다’고 연락했고, 16분까지 레이더에 잡혔으나 2분 뒤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실종 여객기는 교신이 끊길 당시 정상 고도인 해발 3만2,000피트(9,700m) 상공을 비행 중이었다. 에어아시아는 이어 “여객기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지점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북쪽으로 약 400㎞ 떨어진)벨리퉁섬 탄중 판단(Tanjung Pandan)과 보르네오섬 서부 폰티아낙(Pontianak) 사이”라고 추정했다.
인도네시아 교통부 당국자는 “여객기가 실종되기 전에 도움을 요청하는 호출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실종 여객기의 기장은 인도네시아인 이리얀토로 6,100시간의 비행 경험이 있고, 부기장은 프랑스인 레미 에마뉴엘 플레젤도 2,275시간 비행했다고 한다.
비행 당시 날씨와 관련해 CNN 기상 전문가 데렉 밴 담은 “실종 여객기가 비행 중일 당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고 있어 악천후가 여객기 실종의 한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난기류로 비행기가 추락하지는 않는다”며 난기류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낮게 봤다. 하지만 날씨로 인한 사고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 교통부 감찰관을 지낸 항공분석전문가 매리 시아보는 CNN과 인터뷰에서 “조종사는 업데이트된 날씨 정보를 관제탑으로부터 받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이번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실종된 여객기의 사고지점을 조속히 확인해 여객기 잔해나 블랙박스 등을 회수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른 시일 내에 블랙박스나 잔해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지난 3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 사고처럼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다.
말레이시아 국적기는 이번 실종 사고를 포함해 올해에만 세 차례나 대형 참사를 겪는 불운을 맞았다.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370)가 지난 3월 8일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 실종됐다. 인도양 남부 해역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나 9개월이 지난 아직까지 추락 지점조차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7월 17일에는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탑승한 말레이항공 여객기(MH-17)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중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상공에서 격추돼 전원 사망했다.
이번에 여객기가 실종된 에어아시아는 만성적자에 허덕이다 2001년 ‘부족한 노선과 높은 요금으로 불편을 겪는 30억 아시아인을 위해 아시아 최대 저비용 항공사로 자리매김 한다’는 모토로 재출범한 말레이시아의 저가 항공사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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