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18개 코스피 하락폭보다 더 떨어져
순매도 20개 중엔 16개 주가 올라, 펀드 투자도 수익률과 반대로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고.’
개미 투자자들의 ‘머피의 법칙’은 2014년 한 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단 2개에 불과했고, 반대로 순매도 상위 20개 종목 중에서는 16개 주가가 올랐다. 하락장에서도 외국인이나 기관들은 비교적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 든 것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정보력 부족, 조급한 투자 패턴 등의 한계가 뚜렷한 개미들이 올해도 외국인이나 기관들의 배만 불려준 셈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1월2일~12월26일)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호텔신라(40.30%)와 KCC(12.91%)를 제외한 18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3.14% 떨어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문제는 이들 종목의 주가 하락폭이 코스피 하락폭을 크게 웃돈다는 점이다. 주가가 30% 넘게 빠진 종목이 13개나 됐고, 50% 이상 하락하며 반토막도 더 난 종목 역시 4개나 됐다.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주가가 연초 25만7,000원에서 26일 11만9,000원으로 추락했고(-53.7%), 순매수 2위인 삼성중공업 역시 이 기간 3만8,050원에서 2만800원으로 낙폭이 -45.34%에 달했다.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종목은 순매수 9위인 팬오션(-65.86%)이었다. 상위 10개 종목 중 주가가 오른 건 단 한 종목도 없었다.
반대로 개인들이 팔아 치운 종목은 줄줄이 올랐다. 순매도 1위 종목인 SK하이닉스가 27.7%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4위ㆍ36.77%) 기아차(6위ㆍ2.47%) 삼성생명(7위ㆍ16.75%) 등 상위 20개 종목 중 16개가 올랐다.
외국인들은 개미들과 반대 방향으로 투자하며 비교적 괜찮은 수익률을 올렸다. 매년 순매수 1위 자리를 점령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1.5% 하락하긴 했지만, 2, 3위 종목인 SK하이닉스(27.7%)와 한국전력(23.6%) 등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상위 20개 중 절반 이상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기관의 경우 상위 순매수 20개 종목 중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건 3종목에 불과했다. 특히 네이버(1.7%), SK텔레콤(21.7%)에 이어 올해 주가 상승률이 124.5%에 달한 아모레퍼시픽을 3번째로 많이 사들이며 짭짤한 수익을 냈다.
개미들은 펀드 투자에서도 수익률과 반대 행보를 걸었다.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5.13%)을 기록한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플러스(5.20%)에 달했다. 하지만 개인들은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올해 3조6,000억원이 넘는 돈을 빼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은 시간과의 싸움에서 외국인이나 기관에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고, 김재홍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증시가 박스권에 묶인 올 한 해는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더 안 좋게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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