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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을 기리며...1990년대 록스타들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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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을 기리며...1990년대 록스타들 한자리에

입력
2014.12.2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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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ㆍ김진표 등 보컬로 나서

신해철 사진 오르자 눈물바다로

27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4 N.EX.T 콘서트 민물장어의 꿈'에서 가수 김진표가 열창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27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4 N.EX.T 콘서트 민물장어의 꿈'에서 가수 김진표가 열창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넥스트에서 보컬을 했던 이현섭은 마이크의 방향을 돌려 관객들의 합창을 유도했다. 공연세상 제공
넥스트에서 보컬을 했던 이현섭은 마이크의 방향을 돌려 관객들의 합창을 유도했다. 공연세상 제공

“약속, 헌신, 운명, 영원 그리고 해철. 이 낱말들을 난 믿습니다. 영원히.”

27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화정체육관 앞마당에 팬들은 고인이 된 신해철을 기리는 현수막을 달았다. 신해철의 온라인 팬클럽 철기군은 의료사고 입증 제도 개선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 부스를 차렸다. 신해철이 의료사고로 사망한 후 처음 열리는 넥스트의 공연 ‘2014 N.EX.T 콘서트 민물장어의 꿈’은 자연스레 신해철을 기리는 공연이 됐다. 공연장에 ‘날아라 병아리’가 울려 퍼지며 신해철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이 스쳐 지나가자 객석은 이내 눈물바다가 됐다. 어린 두 자녀와 함께 공연에 참석한 아내 윤원희씨도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공연을 지켜봤다.

하지만 눈물만으로 엮인 공연은 아니었다. 넥스트의 황금기였던 1990년대 후반 멤버로 구성된 1팀, 2003년 재결성 당시 멤버로 구성된 2팀, 그리고 현재 넥스트유나이티드로서 공연을 펼치는 3팀 등 모두 세 팀의 넥스트가 모여 폭발적인 연주를 선보였다. 넥스트의 두 번째 보컬을 맡은 이현섭이 밴드의 프런트맨으로서 신해철과는 다른 ‘안쓰러운’ 매력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이현섭은 음악 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자신에게 신해철이 “그만 징징대라”고 질타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이제부터 우리 모두 징징대지 말고 (신)해철이 형 없어도 여기서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보여드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공연에서는 신해철을 기리기 위해 객원보컬을 맡은 1990년대 가수들도 볼 수 있었다. 최근 SBS ‘룸메이트 시즌1’에서 부드러운 독신남 이미지를 선보였던 신성우는 로커로 돌아가 ‘라젠카 세이브 어스’를 열창했다. 무한궤도의 대학가요제 무대를 보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는 홍경민도 보컬로 나섰다. 그는 한때 넥스트 멤버들과 노바소닉으로 활동했던 김진표와 함께 무대를 선보였다. 김진표는 ‘날아라 병아리’의 가사와 신해철이 부른 곡의 제목을 엮은 자작 랩을 헌사로 바쳤다.

1990년대 초반 하이틴 스타였던 김원준, 1990년대 후반 록발라드로 소년들의 심금을 울렸던 에메랄드캐슬의 보컬 지우와 K2 김성면도 힘을 보탰다. 가요계 입문 당시 신해철의 지원을 받았던 엠씨더맥스의 보컬 이수와 토이의 객원보컬로 유명한 변재원도 참여했다. 헤비메탈 밴드 크래시의 보컬 겸 베이시스트 안흥찬이 자신이 리메이크한 바 있는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를 부르자 무대의 열기가 절정에 달했다.

공연에 참여한 모든 보컬은 마지막 앙코르 무대에 서서 ‘그대에게’를 부르며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의 곁에 있겠어요”라고 노래했다. 신해철은 팬의 곁을 떠났지만 그 자리에 넥스트유나이티드와 그의 시대를 기억하는 모든 이가 모였다. 이들의 공연은 신해철을 기리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그의 음악을 사랑한 이들에게 “아직 우리들이 있다”고 선언하는 자리였다. “제 가슴 속에, 여러분들의 가슴 속에 (신)해철이 형이 살아있는 한 넥스트와 신해철의 음악은 앞으로도 울려 퍼질 것이고 영원할 겁니다.”(이현섭)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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