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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눈길 못 끄는 야당의 끼리끼리 당권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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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눈길 못 끄는 야당의 끼리끼리 당권 다툼

입력
2014.12.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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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의 유력 당권주자 중 한 사람인 정세균 의원이 어제 2ㆍ8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지리멸렬한 야당이 바로 서야 하고 잃어버린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다시 모아야 한다”며 야당의 혁명과 다음 총선 및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불출마의 변을 밝혔다. 국민과 당원들을 향해 “부디 노여움을 거두고 야당을 살려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정 의원 불출마 선언은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등 이른바 ‘빅 3’ 당권경쟁 구도가 감동 없는 “올드 보이 리그”라는 당 안팎의 부정적 시각에 큰 부담을 느낀 결과로 보인다. 특히 이석현 국회부의장 등 전ㆍ현직 의원 30인의 불출마 촉구 성명이 그의 불출마 결심을 굳히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정 의원은 물론이고 문ㆍ박 두 의원도 자신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야당의 환골탈태와 차기 총선ㆍ대선 승리를 위한 나름의 구상이 없을 리 없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과 당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수준이라면 의미가 없다. 정 의원의 선택은 그런 점에서 불가피했고 현명했다고 본다.

국민의 주목과 관심을 끌지 못하는 야당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얼마 전 일본 중의원선거 결과는 그런 야당이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잘 보여줬다. 선거 후 한 여론조사에서 집권여당 자민당이 290석을 얻는 대승을 거둔 원인에 대해 ‘야당에 매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72%나 됐다. 아베 총리의 정책이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은 11%에 그쳤다. 당장 우리나라에서 선거가 실시된다면 일본과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정 의원의 불출마로 새정치연합의 당권경쟁은 문ㆍ박 양자대결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그렇다고 일반 국민의 저조한 관심도가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두 주자에게 국민들의 관심과 주목을 이끌어낼 이렇다 할 감동 포인트가 눈에 띄지 않는 탓이다. 지금 국민들이 야당에 실망하는 이유가 한 둘이 아니지만 대안정당으로서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게 결정적이다. 그런 불신과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2ㆍ8전당대회인데 당권경쟁이 일반 국민의 무관심과 당원들의 저조한 참여 속에서 치러진다면 당분간 야당의 회생은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17대 대선에서 야당 후보였던 정동영 상임고문이 탈당해 제3지대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ㆍ8전당대회 구도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서는 당이 갈갈이 찢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리멸렬하고 무기력하며 분열된 야당은 일종의 정치적 재앙이다. 새정치연합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거듭나느냐, 일본 야당의 전철을 밟느냐의 중대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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