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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돌이 친구 태산이·복순이도 내년에 바다로 간다

입력
2014.12.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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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어 먹기 연습 등서 큰 진전, 3월 가두리 옮겨 야생적응

서울대공원 수조에서 제주도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 태산이와 복순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서울대공원 수조에서 제주도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 태산이와 복순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지난 22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돌고래 수조. 지름이 10m도 안 되는 수조에서 노닐던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수컷)와 복순이(암컷)에게 사육사가 살아 있는 고등어를 내밀자 태산이가 넙죽 받아먹었다. 태산이는 수조에 풀어놓은 고등어 한 마리도 입으로 낚아채 먹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활어의 움직임에 깜짝 놀라 먹기를 꺼려했던 돌고래들의 상태가 한결 좋아진 것이다.

이형주 동물자유연대 팀장은 “지난주만 해도 수조에 풀어놓은 고등어를 쫓다가 금방 포기한 뒤 사육사에게 먹이를 달라고 졸랐는데, 이제 태산이와 복순이가 활어에 조금씩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태산이와 복순이의 활어 먹기 연습은 이날로 세 번째다. 이달 17일 첫 연습 때는 둘 다 활어를 먹지 않았고, 이튿날에는 복순이만 한 마리 받아먹었다. 산 고등어는 동물자유연대가 시민 모금으로 구입해 3~5일마다 10마리씩 공급한다. 활어 먹기 연습이 없는 날에는 해동한 죽은 물고기 7~8㎏을 하루에 세 번 나눠 먹는다. 서울대공원 사육사는 “태산이 복순이가 요즘 들어 활발히 움직이고, 식욕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제주 김녕 앞바다에 방류된 제돌이, 춘삼이에 이어 태산이와 복순이도 내년 바다의 품으로 돌아간다.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관계자는 24일 “내년 3,4월경 가두리로 태산이와 복순이를 옮겨 자연적응훈련을 한 뒤 상반기 중 방류하는 쪽으로 계획하고 있다. 현재 방류 위치, 절차 등을 정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전문가 의견을 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태산이와 복순이는 그간 ‘기약 없는 귀양살이’를 해왔다. 둘은 불법 포획된 뒤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돌고래 쇼를 하다 지난해 3월 대법원의 몰수 판결에 따라 자유의 몸이 됐다. 하지만 살아있는 먹이를 먹지 않는 등 야생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보여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고, 돌고래들의 관리주체인 해수부는 별도의 비용 지원 없이 치유ㆍ보호 활동을 사실상 서울대공원에 떠넘겨왔다.

함께 몰수됐던 춘삼이와 삼팔이(방류 전 가두리 탈출)가 제돌이와 함께 이미 방류돼 바다를 헤엄칠 동안 태산이와 복순이는 임시로 옮겨졌던 좁은 수조에 20개월 넘도록 갇혀있어야 했던 것이다. 좁은 수조는 돌고래에게 큰 스트레스를 줘 이상행동을 유발하고, 야생에서 익힌 사냥법마저 잊게 만든다. 제돌이 방류를 총괄했던 김병엽 제주대 교수는 “활어를 어느 정도 먹기 시작하면 가두리로 옮겨 야생적응훈련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수부 장관에게 돌고래 야생방류 촉구 진정서를 보내고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인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으로 둘은 사실상 방류 결정이 났지만 또다른 문제는 예산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종복원사업으로 책정된 7억~8억원 중 일부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충분하지 않다. 가두리 임대료, 이송비용 등 제돌이 한 마리 방류에 쓰인 비용만 7억5,000만원이었다.

김병엽 교수는 “해수부가 방류 방침을 공표하면 시민단체 모금과 기업 참여를 통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방류 장소로 유력한 제주도로부터 일부 비용을 보전 받는 등 여러 자구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과천=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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