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에서 쓰여진 막장 드라마가 올해 미국 스포츠계 최대 빅이슈로 꼽혔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약혼녀 폭행, 자녀 학대 등 선수들의 추문으로 얼룩진 NFL을 2014년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114개 중 1위로 선정했다. SI는 2014년이 NFL 역사상 가장 추악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레이 라이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약혼녀이자 현재의 아내인 저네이 팔머를 주먹으로 때려 기절시켜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폭행 장면이 폐쇄회로(CC) TV 영상으로 언론에 공개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가정 폭력과 여성 인권 문제로까지 논란이 확산됐다. 게다가 NFL 사무국이 CCTV 영상을 보고도 2경기 출장 정지의 경징계를 내렸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파문은 더욱 확산됐다. 라이스의 소속팀 볼티모어는 그를 즉각 방출했고, NFL 사무국은 뒤늦게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라이스는 반성은커녕 NHL의 결정에 항소했다. 항소에 승리한 라이스는 다시 선수로 뛸 수 있게 됐지만 무너진 명예를 회복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애드리안 피터슨은 나뭇가지로 4살짜리 아들에게 매질을 해 공분을 일으켰다. NFL 사무국은 이 사건 이후 가정 폭력 관련 규정을 강화했지만 SI는 NFL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사건 2위에는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르브론 제임스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복귀가 선정됐다. 올해 마이애미 히트를 떠난 제임스는 5년 만에 친정팀 클리블랜드로 돌아갔다. 제임스는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클리블랜드에서 은퇴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복귀 선언 이후 클리블랜드의 2014~15시즌 티켓이 8시간 만에 매진되면서 그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3위에는 NBA의 도널드 스털링 전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 구단주의 흑인 비하 발언이 꼽혔다.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흑인과 같이 다니지 말라”고 말한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면서 스털링은 NBA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 NBA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스털링은 결국 NBA에서 영구히 제명됐고, 구단주 자격도 박탈당했다.
한국계 선수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 중인 재미동포 미셸 위가 7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나이로 스물여섯인 미셸 위는 올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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