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시한 처리·부동산 3법 합의… 개각 앞두고 기용 가능성에 한발 더
여권 내에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정치력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12년 만에 새해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를 매듭지은 데 이어 청와대ㆍ정부가 연내 처리를 위해 노심초사해온 ‘부동산 3법’에 대해서도 결국 야당의 동의를 끌어냈다. 개각이 가시권에 들어서면서 ‘이완구 총리론’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커지는 모습이다.
국회가 정상화한 24일 새누리당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 참석자들 사이에선 “정국의 고비고비마다 막힌 곳은 뚫고 굽은 곳은 펴줘 감사하다”(원유철 의원), “여야 합의가 참으로 잘된 것 같다”(이인제 최고위원) 등 여야 원내지도부간 전날 협상 결과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12월 임시국회가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자 청와대나 경제부처에서 부동산 3법 처리가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면서 “이번에도 이 원내대표의 내공과 정치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 본인은 야당에 공을 돌렸다. 그는 새정치연합이 부동산 3법의 29일 본회의 처리와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내년 4월 임시국회 처리 등을 수용해준 사실을 거론하며 “의회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야당을 계속 존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5월 취임 이후 숱한 여야 협상에서 거의 대부분 ‘완승’을 거둬왔다. 세월호 참사로 여권 전체가 위기에 처했을 때도 세월호특별법 협상에서 야당의 공세를 무난하게 막아냈고, 지난 2일 새해 예산안을 일찌감치 처리함으로써 박근혜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에 숨통을 틔웠다. 게다가 이번엔 비선실세 국정 개입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야당이 줄곧 반대해온 부동산 3법과 공무원연금 처리 시한을 확보해냈다.
이 원내대표는 협상 과정에서 야당 원내대표 집무실을 10여 차례 직접 찾아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고, 새정치연합 명칭 문제나 여야 의원간 충돌 과정에서 자당 소속 의원들을 나무라는 등 협상 파트너로서의 야당에 대한 존중 의사를 천명했다. 일부 주변인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역대 최강 원내지도부 라인으로 평가받는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카드를 관철시켜낸 것도 이 원내대표였다.
새누리당 내에선 개각을 앞두고 진작부터 하마평 수준에서 거론돼온 이 원내대표의 총리 기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한 핵심당직자는 “아직까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총리가 개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이 원내대표를 주목하는 기류는 전보다 훨씬 강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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