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지중해)과 아시아(홍해)를 잇는 제2의 수에즈 운하를 건설하며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이집트가 중국에 손을 내밀었다. 니카라과 운하에 이어 수에즈 운하도 중국의 영향력을 받게 될 지 주목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24일 전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 확장과 수에즈 경제무역지구 사업 등을 중국과 함께 협력해 개발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수에즈 운하 확장과 관련, 중국의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 8월 현재의 수에즈 운하와 평행한 72㎞의 새 운하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경우 선박 대기 시간이 11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고 연간 통행료 수입도 50억달러에서 13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40억~90억달러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돼, 그 동안 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지가 관건이었다.
중국은 이집트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ㆍ실크로드경제벨트와 21세기해상실크로드) 구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집트와 손을 잡는 것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두 정상은 양국 군사 부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도 뜻을 같이 해 주목된다.
앞서 22일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에서는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왕징(王靖)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HKND)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니카라과 운하 착공식이 열렸다. 태평양 연안 도시 브리토부터 카리브해 연안의 푼타고르다까지 278㎞ 구간에 건설될 니카라과 운하의 총 건설비 500억달러는 모두 HKND가 책임진다. HKND는 대신 운하를 100년 동안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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