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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디아나왕국 간 고구려 사신, 1300년 만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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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디아나왕국 간 고구려 사신, 1300년 만의 귀향

입력
2014.12.2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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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꽂은 관모 쓴 사신 2명 그려진

7세기 아프라시아브 궁전 벽화

발굴 당시 상태에 가깝게 복원해

실물 크기로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7세기 고구려가 중앙아시아 국가와 외교했음을 시사하는 우즈베키스탄 아프라시아브 궁전 벽화를 실물 수준으로 복원한 모사본이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개됐다. 벽화 오른쪽 새 깃이 달린 조우관을 쓰고 환두대도를 허리에 찬 인물 2명이 고구려 사신이다. 연합뉴스
7세기 고구려가 중앙아시아 국가와 외교했음을 시사하는 우즈베키스탄 아프라시아브 궁전 벽화를 실물 수준으로 복원한 모사본이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개됐다. 벽화 오른쪽 새 깃이 달린 조우관을 쓰고 환두대도를 허리에 찬 인물 2명이 고구려 사신이다. 연합뉴스

고구려가 1300년 전 중앙아시아 대륙의 국가와도 교류했음을 증명하는 벽화의 모사본을 국내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고구려 사신이 등장하는 고대 아프라시아브 궁전 벽화를 발굴 당시 상태에 가깝게 복원한 것으로 세계 최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 있는 아프라시아브 궁전 동서남북의 벽화 가운데 서벽의 고구려 사신이 그려진 부분을 실물 크기 벽화로 복원, 모사해 23일 공개했다. 모사본은 이날부터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된다.

아프라시아브 궁전 벽화는 7세기 소그디아나 왕국의 바르후만 왕 재위 당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정사각형의 방 안에 높이 2.6m, 가로 11m 크기의 대형 벽화가 4면에 그려져 있다. 1965년 처음 발견돼 구 소련이 모사해놨으나, 육안으로 보고 옮겨 그리는 수준에 그쳤다. 발굴 당시의 벽화는 현재 우즈베키스탄의 아프라시아브 박물관에 보존돼있다.

서벽 그림 오른쪽 끝부분에 있는 인물 2명은 조우관(새 깃을 꽂은 관모)을 쓰고 고리 모양 손잡이가 있는 환두대도(環頭大刀)를 허리에 차고 있어 학계에서는 고구려 사신으로 본다.

복원모사 작업은 2012년 11월부터 약 2년에 걸쳐 이뤄졌다. 한국에서 고고학자, 사진촬영팀, 과학적 조사팀, 3D 복원팀 등 20여명이 투입됐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발굴 당시 참여했던 고고학자, 사마르칸트 고고학 연구소와 아프라시아브 박물관의 전문가 등이 협조했다.

고구려 고분벽화 전문가인 고광의 재단 연구위원은 “아프라시아브 박물관에 보존된 벽화는 발굴 당시보다 훼손이 심한 상태였다”며 “적외선ㆍ디지털 현미경 촬영 등을 통해 안료의 흔적을 최대한 찾아 발굴 당시에 근접하게 복원, 모사했다”고 설명했다.

복원모사팀은 아프라시아브 궁전 벽화를 3D 디지털 영상으로도 되살렸다. 우즈베키스탄에 전하는 사료와 유적을 바탕으로 당시 건축양식을 고증해 복원한 것이다. 재단은 내년 2월부터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아프라시아브 박물관에서도 5개국어로 상영할 예정이다.

복원모사팀은 이외에도 동, 남, 북의 벽화도 실물 크기의 종이에 복원, 모사해 2벌씩 제작했다. 이는 재단과 아프라시아브 박물관이 1벌씩 소장하기로 했다.

고 연구위원은 “고구려의 외교력이 한반도 주변에 머물지 않고 실크로드의 한 가운데인 사마르칸트까지 뻗쳤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라며 “당시 고구려 사절의 영정을 국내에 모셔온다는 심정으로 심혈을 기울여 복원, 모사했다”고 말했다.

재단은 앞서 2013년 7월 우즈베키스탄과 벽화 보존ㆍ복원 공동사업 협정을 맺고 올해까지 모사 복원과 디지털 복원작업을 진행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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