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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4인방 진압한 시진핑 호랑이 사냥 다음 타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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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4인방 진압한 시진핑 호랑이 사냥 다음 타깃은

입력
2014.12.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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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 사정 칼날 기세등등 "당분간 수위 조절" 관측 속

원자바오·쩡칭훙·장쩌민 등 거물급 조사 가능성 거론

저우융캉
저우융캉
쉬차이허우
쉬차이허우
보시라이
보시라이
링지화
링지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비서실장(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낸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공작부장을 낙마시키면서 그의 반(反)부패 사정 칼날이 어디까지 미칠 지가 관심사다.

일단 베이징(北京)의 정가에선 링 부장 조사로 이른바 신4인방이 모두 처단된 만큼 당분간 시 주석이 또 다른 ‘호랑이’(고위 부패 관료) 사냥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한 편이다. 신4인방이란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보시라이(博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 링 부장 등 네 사람을 일컫는다. 그 동안 중화권 매체는 신4인방이 정치적 동맹을 맺고 시 주석의 집권을 막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그러나 집권 2년만에 이미 보 전 서기를 감옥으로 보낸 데 이어 쉬 전 부주석과 저우 전 서기도 검찰로 송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링 부장까지 낙마시킨 만큼 시 주석으로선 완벽하게 반대파를 진압한 셈이다.

그러나 반부패 투쟁을 통해서 인민들의 지지도가 높아진 시 주석이 더 큰 호랑이 사냥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나 쩡칭훙 (曾慶紅) 전 국가 부주석, 심지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이름도 들린다. 이들의 측근과 가족의 조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시 주석이 ‘파벌주의와의 전쟁’을 본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시 주석의 인터넷 팬클럽으로 알려진 ‘학습소조’(學習小組)는 22일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에 파벌주의를 비판하는 시 주석의 발언들을 강조,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월 “파벌주의는 반드시 사고를 내기 마련”이라며 “집단이나 단체를 결성해 이익을 서로 나누는 일은 절대 용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저우 전 서기를 중심으로 했던 석유방(石油幇) 세력이나 링 부장의 산시(山西)성 출신 인사들이 붕당을 조성해 비리를 일삼은 것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장 전 주석 중심의 상하이방(上海幇)과 후 전 주석을 좌장으로 하는 공산주의청년단파를 겨냥한 것일 수도 있어 주목된다. 이 두 정치 세력은 시 주석을 앞세운 태자당(太子黨ㆍ당 원로 자녀)과 함께 중국공산당의 3대 정파로 불린다. 파벌주의와의 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3대 정파간 권력 투쟁은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이 지난 2012년9월 부주석일 때 14일간 행방불명이 된 사건이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인 보쉰(博訊)은 23일 소식통을 인용, 당시 시 부주석은 저우융캉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와 링지화 중앙판공청 주임이 자신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안 뒤 이들의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주석 직을 맡지 않겠다며 잠적 시위를 벌인 것이라고 전했다. 당황한 당 원로들은 이를 모두 수용했다는 게 보쉰 설명이다.

시 주석이 집권 10년 내내 반부패 투쟁을 이어갈 것이란 시각도 없잖다. 한 소식통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명제까지 깨겠다는 것이 시 주석의 생각으로 알고 있다”며 “시 주석으로선 반부패를 통해 중국공산당 집권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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