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 사상 최초 900경기 출전 “신인의 마음으로”
“늘 농구가 배고팠기 때문에 가능했다.”
프로 18년 차 포인트 가드 주희정(37ㆍSK)이 프로농구 새 역사를 썼다. 주희정은 2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시즌 KCC 프로농구 LG와의 원정 경기(87-73 승리)에서 1쿼터 종료 1분41초를 남기고 김선형과 교체돼 코트를 밟았다. 1997~98시즌 원주 TG삼보(현 동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정확히 900경기째 출전이다. LG 장내 아나운서도 “주희정 선수가 엄청난 기록을 만들어 냈다”고 축하해줬다.
900경기는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대기록이다. 이 부문 2위 추승균(738경기ㆍKCC 코치), 3위 서장훈(688경기)은 모두 은퇴했다. 현역 선수 가운데 2위 임재현(604경기ㆍ오리온스)은 296경기가 부족하다. 900경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프로에 뛰어들어 20년 가까이 1군에서 살아남아야 가능한 기록이다.
대기록의 원천은 자기 관리다. 프로농구 초대 신인왕 출신 주희정은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다. 독하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지금도 스피드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다. 18시즌 동안 주희정이 코트에 나서지 않은 건 고작 10경기다. 특히 2012년부터는 체중을 7㎏이나 줄이며 열 살 넘게 어린 선수들을 상대하고 있다.
이날 주희정의 성적은 15분34초를 뛰면서 3점 1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이다. 사상 최초의 5,000어시스트에 5개 차로 접근했고, 역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통산 스틸 기록도 1,431개로 늘렸다. 주희정은 “뿌듯하고 자부심도 느낀다. 앞으로 1,000경기까지 채울 수 있도록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1쿼터를 14-20으로 뒤진 LG는 2쿼터 반격을 시작했다. 상대를 10분 간 11점으로 묶고 27점을 몰아치며 41-31로 역전했다. 2쿼터에만 3점슛 2방 등 11점을 집중한 박상오의 활약이 좋았다. 후반전 흐름도 비슷했다. 김성현 김민수 등이 공격을 책임진 SK가 3쿼터 한 때 24점까지 앞서는 등 일방적인 경기를 했다.
이에 반해 LG는 턴 오버를 14개나 저지르며 자멸했다. 2쿼터 4개, 3쿼터에는 7개나 나왔다. LG 외국인 선수 데이본 제퍼슨은 32점으로 분전했지만 17개 시도한 3점슛 중 14방이나 림을 외면한 게 컸다. 최근 슛 감이 좋았던 문태종도 4점에 그쳤다. LG는 올 시즌 SK를 4번 만나 전패다. 창원=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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