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제네시스' 美서 품질 인정 / 기아 '올 뉴 카니발' 인기 돌풍
BMW 디젤세단 520d 돌풍 여전 / 아우디 A6, 올 판매량 1만대 넘어
2014년은 수입차의 강력한 공세로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신차만 수십 종 선보인 치열한 경쟁 속에서 판매기록을 갈아치우며 신흥 강자로 부상한 효자와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업계를 놀라게 한 차들이 있다. 판매량과 무관하게 각 메이커들이 꼽은 ‘올해 우리 에이스’들을 모아봤다.
국산차 중에서는 우리가 최고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를 ‘올해의 효자 차종’으로 내세웠다. 1~11월 3만3,754대가 팔린 제네시스는 판매량으로만 따지면 쏘나타(9만6,116대)나 디젤 라인업을 합쳐 8만645대가 판매된 그랜저 등에 한참 못 미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산타페(7만2,097대)는 물론 화물차인 포터(8만7,104대)도 제네시스보다 2배 이상 많이 팔렸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판매량을 뛰어넘는 브랜드 가치 상승을 주도했다고 현대차는 자부한다. 미국 ‘2014 굿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고, 국토교통부의 ‘올해의 안전한 차’ 중 최우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미국에서 잔존가치 1위 차종으로 선정된 데 이어 북미 올해의 차 후보에도 올라 현대차의 품질과 디자인을 국내외에 알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기아자동차는 6월말 출시한 완전변경 모델 ‘올 뉴 카니발’을 내세웠다. 1~11월 2만8,186대가 팔린 카니발은 ‘승합차 시장의 절대강자’란 명성을 재확인하며 올해 신차가 적었던 기아차의 한숨을 돌리게 했다. 캠핑 열풍과 맞물린 영향도 있었지만 승합차답지 않게 세련된 디자인도 인기몰이에 힘을 보탰다.
르노삼성자동차의 ‘1등 공신’은 단연 QM3다. ℓ당 18.5㎞에 달하는 고연비로 판매 물량이 달릴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올해 판매목표는 8,000대였지만 11월까지 1만4,884대가 팔려 나가며 르노삼성의 부활을 선도했다.
한국지엠(GM)은 올 3월 출시한 중형세단 말리부 디젤을 첫손에 꼽았다. 1~11월 전체 말리부 판매량의 약 38%를 차지한 디젤모델은 말리부가 중형차 시장에서 쏘나타, SM5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올해 신차가 없어 유난히 힘들었던 쌍용자동차의 자존심은 코란도스포츠가 지켰다. 11월까지 2만5,795대가 팔린 코란도스포츠는 쌍용차 차종 중 유일하게 2자리 수 증가율(22%)을 기록했다.
전통의 강자가 지배한 수입차
달아오른 수입차의 인기가 쉽게 식지 않는다는 게 증명된 한 해였다. BMW에서는 2012년과 지난해 ‘베스트셀링 수입차’를 2연패한 디젤세단 520d가 올해도 효자였다. 지난해보다는 다소 힘이 떨어져 판매량이 줄었지만 그래도 1~11월 5,895대가 팔리며 수십 종에 달하는 BMW 라인업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아우디도 신차가 아닌 3년 전 출시한 A6를 올해의 에이스로 꼽았다. 4,930대가 팔린 2.0 TDI(8월 이후 모델명 A6 35 TDI)를 비롯해 A6 전체 트림은 11월까지 지난해 판매량(8,199대)를 돌파한 1만1,047대를 기록 중이다.
폭스바겐의 올해 효자는 BMW 520d를 꺾고 전체 수입차 중 판매랑 1위를 질주 중인 SUV 티구안이다. 11월까지 7,061대가 팔린 티구안은 2007년 혼다의 CR-V(3,861대)에 이어 SUV 중 역대 두 번째 판매량 1위가 확실시된다. 수입차 SUV 가운데서도 역대 판매량 1위 기록도 차지할 전망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티구안은 물량이 부족해 더 못 파는 게 안타까울 정도”라고 말했다.
독일차에 맞서 힘겨운 한 해를 보낸 포드에서는 SUV 익스플로러가 선전했다. 현재까지 포드 차종 중 유일하게 2,729대가 판매되며 포드가 지난해 연간 판매량(7,214대)을 11월에 일찌감치 돌파하는데 앞장섰다.
닛산은 중형세단 알티마, 인피티니는 국내에 첫 출시한 디젤세단 Q50을 각각 올해의 에이스라고 밝혔다. 한국토요타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렉서스ES300H를, 메르세데스-벤츠는 뉴 E클래스를 첫손에 꼽았다.
푸조는 10월말 출시한 소형 SUV 푸조2008을 올해 최고의 모델로 선정했다. 브랜드 미지를 단번에 바꿨다는 게 이유다. 푸조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이 푸조의 기술력과 디자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 점이 2008의 가장 큰 공로”라고 설명했다.
아쉽고 또 아쉽다
모두가 1등이 될 수 없는 것은 자동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디젤세단 i40와 벨로스터가 아쉽다. 둘 다 신차는 아니지만 주력 모델의 틈새를 메워주는 모델로서 제 역할을 못했다는 평가다. i40는 11월까지 2,877대가 팔려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벨로스터는 지난해보다 44%가 감소한 1,611대 판매에 그쳤다.
기아차는 지난 몇 년간 회사를 먹여 살린 K5의 부진이 뼈아프다. K5는 올해 4만3,431대가 팔렸지만 지난해 동기보다는 24%나 줄어들었다.
전 모델 판매가 고르게 상승한 르노삼성은 9월 초 SM7 노바 출시 전 구형 SM7의 부진이 아쉽다. 쌍용차의 경우에는 대형세단 체어맨H, 한국GM은 알페온의 침체가 전체 판매량에 타격을 미쳤다. 한국GM 관계자는 “비슷한 급인 임팔라가 곧 출시된다는 얘기가 나온 게 알페온 판매량 감소로 이어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수입차 중에서는 신 모델이 제때 투입되지 않아 기존 모델의 판매량을 이어가지 못한 차들이 눈에 띈다. 폭스바겐 폴로, 포드 머스탱 등이 그렇다. BMW에서는 올해 250대 판매가 목표였던 전기차 i3가 목표 달성이 힘든 상황이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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