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경비원의 분신 사망으로 불거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의 입주민과 경비원 노조 간 갈등이 일단락됐다.
22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와 입주자 대표회의 등에 따르면 노조와 입주자들은 이 아파트 용역업체 교체 후 경비원 등 용역노동자의 고용 승계를 위해 노력한다는 조정안에 합의했다. 조정안에는 올해 만 60세로 정년이 된 경비원 11명은 1년간 촉탁직으로 연장 근무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미 정년이 지난 경비원 등 8명은 용역업체의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됐다. 양측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4시간여 사전 조정을 거친 후 제4차 조정위원회에서 합의에 도달했다.
갈등을 지속해 온 양측이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신현대아파트 경비원 노조 분회의 상급단체인 서울일반노조 측이 입주자 대표회의에 ‘(경비원 분신과 입주민에 의한 폭행 사건을 두고 대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입주민의 문제를 대다수 선량한 입주민의 문제로 언론에 비치게 한 데 사과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전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경비원 노조와 입주민의 갈등은 올해 10월 7일 이 아파트 경비원 이모(53)씨가 분신해 숨지는 사건으로 촉발됐다. 이씨의 유족과 노조 측은 아파트 입주민들의 지속적인 언어폭력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맞서 입주자 대표회의는 용역업체 교체를 결정했고, 지난달 경비원 전원에게 해고 예고를 통보했다. 경비원들은 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해 3차에 걸쳐 협의를 해 왔다. 협의가 진행되는 도중 한 입주민이 경비원을 폭행해 코뼈가 주저앉는 사건도 발생했다.
김선기 서울일반노조 대외협력국장은 “경비 노동자들이 혹한에 쫓겨나지 않고 일하게 돼 다행”이라며 “노사가 서로 마음을 헤아려 대화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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