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니시오카 3년 925만 달러
에이전트는 4년 2000만 달러 주장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넥센이 강정호(27)의 최고 응찰액 500만2,015달러를 수용했지만,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 포스팅 보다 더 중요한 연봉 협상이 남아 있다. 앞서 김광현(SK)도 구단이 최고 응찰액(200만 달러)를 받아들여 샌디에이고와 협상 테이블을 차렸지만 정작 도장은 찍지 못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연봉과 옵션에 합의하지 못해 해외 진출이 무산된 선수가 여럿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강정호의 에이전트 애런 네로는 4년 간 2,000만 달러의 연봉 계약을 추진 중이다.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빅터 마르티네즈(디트로이트) 등 A급 선수들을 보유한 에이전시 ‘옥타곤’의 대표답게 다소 파격적인 액수를 먼저 질렀다. 여기에 네로는 계약 기간이 3년이라면 연간 550만 달러, 2년일 경우 매년 600만 달러는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현된다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그러나 포스팅 금액을 볼 때 이 같은 조건은 무리라는 의견이 많다. 연봉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2010년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은 니시오카 쓰요시가 비교 대상이다. 둘은 닮은 구석이 꽤 많다.
미네소타는 당시 지바 롯데 소속의 내야수 니시오카를 잡기 위해 532만9,000달러를 포스팅 비용으로 써 냈다. 다른 구단과의 ‘머니 싸움’ 에서 승리했고, 30일 간 단독 협상권을 따냈다. 미네소타가 니시오카에게 제시한 연봉 조건은 3년 간 최대 925만 달러였다. 매년 약 300만 달러 연봉에 양 측이 합의했다.
일반적으로 500만 달러 안팎의 포스팅 금액을 제시한 구단은 이를 ‘2년 연봉’의 기준으로 삼는다. 대부분 조금 더 높은 금액에 사인을 하지만, 네로가 주장하는 2,000만달러짜리 ‘잿팍’은 나오기 힘들다. 2006년 탬파베이에 입단한 이와무라 아키노리도 마찬가지다. 탬파베이의 응찰액은 450만 달러, 이와무라의 연봉은 3년 간 총 770만 달러(매년 257만 달러)였다.
이를 강정호에 적용한다면 2년 간 600~700만 달러, 3년 간 최대 800~9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혹은 계약 기간을 늘려 총액 1,000만 달러를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비교추산일 뿐, 결과는 전적으로 협상력과 팀 사정 등에 달려 있다.
빅리그 진출을 위한 1차 관문을 넘은 강정호는 곧 협상을 시작한다. 이변이 없는 한 최고 응찰액을 써낸 구단이 23일 공개되고, 강정호도 서둘러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분위기를 익힐 예정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