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축구 대표팀에 깜짝 발탈
조영철·이근호와 함께 공격수 낙점
다음달 호주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출전할 태극전사 23명이 확정됐다.
울리 슈틸리케(60ㆍ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아시안컵에 나서는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22ㆍ레버쿠젠), 기성용(25ㆍ스완지시티), 이청용(26ㆍ볼턴) 등 유럽파들을 예상대로 뽑았다. 하지만 대표팀 합류가능성이 점쳐졌던 박주영(29ㆍ알샤밥)은 제외했고, 대신 A매치 경험이 없는 이정협(25ㆍ상주 상무)을 깜짝 발탁했다.
뜻 밖의 선발
이번 아시안컵 멤버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단연 이정협이다. 그는 이달 제주 전지훈련 때 처음 발탁됐다.
사실 이정협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축구팬들에게 생소한 이름이었다. A대표팀 발탁이 이번이 처음인 것은 물론이고 각급 대표팀에서도 거의 부름을 받은 적이 없다. 심지어 K리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 시즌 부산에서 프로에 데뷔해 27경기를 뛰면서 2골에 그쳤다. 이번 시즌에는 상주에서 25경기 4골이 전부다. 두 시즌 모두 교체 출전이 많았다.
하지만 이동국(전북 현대)과 김신욱(울산 현대)의 부상, 중동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박주영의 부진 등 총체적인 스트라이커 공백 속에서 호주행 티켓의 행운을 거머쥐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 수비진 속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타깃맨을 찾다가 박주영 대신 이정협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문전 움직임이 흥미로웠다”는 평도 내놓았다. 키 186㎝ 장신 공격수인 이정협은 21일 열린 대표팀 자체 평가전에서도 골을 넣으며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정협은 “나도 대표팀 합류 소식을 듣고 놀랐다”면서 “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돼 기쁘기도 하지만 군인 신분으로 국가를 위해 뛰게 돼 책임감을 느낀다. 주어지는 본분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절반 물갈이
슈틸리케 감독은 변화를 선택했다.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과 비교하면 11명이 새로 합류했다. 큰 폭의 변화는 공격진에서 일어났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박주영과 이근호(엘자이시), 김신욱(울산 현대)으로 공격진을 구성했으나 슈틸리케 감독은 이근호만 남겨뒀다. 그는 조영철(카타르SC)과 이정협을 대표팀에 합류시키면서 변화를 꾀했다.
미드필드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브라질 월드컵을 뛰었던 김보경(카디프시티), 박종우(광저우 푸리), 지동원(도르트문트), 하대성(베이징 궈안)이 빠졌고 그 자리에 남태희(레퀴야), 김민우(사간 도스), 한교원(전북), 이명주(알아인)가 들어갔다.
수비진에서도 4명이 새 얼굴이다.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이용(울산),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 등 '홍명보의 아이들' 상당수가 부상 등을 이유로 제외됐고 그 자리를 김주영, 차두리(이상 서울), 김진수(호펜하임),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메웠다.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23명의 리그별 분포는 ▦유럽파가 10명 ▦K리거가 6명 ▦중국과 일본쪽이 6명 ▦중동파가 1명이었다. 이번에는 ▦유럽파가 6명으로 줄었고 ▦K리거는 6명으로 현상 유지였지만 ▦중국과 일본이 5명 ▦중동파가 6명으로 약진했다.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은 27일 호주 시드니로 출국한다. 한국은 내년 1월10일부터 오만, 쿠웨이트, 호주와 A조에서 조별리그를 펼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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