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연말이 되면 기업, 은행들의 홍보용 달력을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달력은 1년 내내 걸어놓고 보기 때문에 1년간 홍보효과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수년 전부터 경기침체로 인해 달력 인심도 줄면서 무료 종이 달력을 보기 어렵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예전에는 그냥 주던 외식업체의 달력도 이제는 얼마 이상 사야 받을 수 있는 유료 사은품 개념으로 바뀐 지 오래입니다. 경기도 어렵고 또 스마트폰으로 일정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홍보용 달력 제작을 줄이고 있고요, 그 여파로 충무로를 비롯한 지방의 인쇄거리도 울상이라고 합니다.
무료 달력이 사라지다 보니 오히려 온라인 몰에서는 새해 달력이나 수첩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온라인몰 옥션에서는 이달 들어 달력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늘었다고 하는데요. 특히 50, 60대 달력 판매량이 55% 늘면서 전체 성장세를 크게 넘어섰습니다.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달력은 달랐습니다. 50, 60대는 하루에 한장씩 뜯어서 쓰는 일력 (日曆) 등 숫자가 크게 표기된 대형 달력을 찾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일력이나 대형달력은 온라인 쇼핑을 직접 하는 부모님들은 물론 자녀들도 부모님 선물용으로 많이 찾고 있습니다. 또 대형달력의 경우 ‘빈센트 고흐 캘린더’, ‘미니버스 벽 캘린더’ 등 명화나 유럽의 거리 등을 담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반면 20, 30세대의 젊은층은 일정까지 적을 수 있는 탁상용 달력을 많이 찾고 있는데요, 일정관리 겸용 달력은 이달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습니다. 또 직접 달력을 제작하거나 꾸밀 수 있는 DIY(Do It Yourself)형 달력도 인기 인데요, 최근 KBS 2TV의 예능 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배우 송일국이 대한, 민국, 만세 삼둥이들의 사진을 찍어 달력을 직접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직접 사진과 기념일을 편집해 제작할 수 있는 앨범방 포토달력 등은 인테리어 소품이나 선물용으로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아무리 스마트폰이나 PC로 일정관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소재와 디자인이 달라지고 있을 뿐, 종이 달력에 대한 수요는 끊이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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