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21일 10여건의 청와대 문건을 반출한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으로 구속된 박관천(48ㆍ전 청와대 행정관) 경정의 윗선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검찰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을 문건유출 공범으로 보고 피의자로 수사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관건은 박 경정의 입에 달린 지퍼를 여느냐이다”며 “조 전 비서관이 피의자 신분이 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경정은 이날도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조 전 비서관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경정은 청와대 문건을 반출하고, 유출 경위서를 허위로 작성해 대검 수사관 등에게 유출 책임을 떠넘긴 혐의(무고)로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또 박 경정이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가 청와대 비서진을 통해 국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의‘정윤회 문건’, 정씨가 박지만 EG회장을 미행하도록 했다는 ‘박지만 미행 문건’등도 허위로 작성했다고 보고, 명예훼손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사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검찰이 마지막으로 규명해야 할 것은 박 경정이 어떤 이유에서 문건을 허위 작성하고 유출했는지 동기와 박 경정과 공모한 윗선이 있는지 여부다. 허위 문건 작성과 반출이 배후 없는 박 경정의 단독 플레이라면 그의 동기가 더욱 의문스러워진다. 박 경정은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입은 ‘자꾸(지퍼)’다”며 “그렇기 때문에 조응천 전 비서관이 그런 민감한 일들을 다 시켰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진실을 함구)하는 게 대통령에 대한 충성일진 모르지만…. 10년 20년 후에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밝히지 못한 진실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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