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잇따른 패퇴와 전사자 급증으로 대원들의 사기 저하 및 조직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IS의 점령지 중 하나인 시리아 동부 데이르 에조르주의 한 활동가는 “사기가 떨어진 정도가 아니라 바닥을 쳤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대원들은 죽음이 다가온다고 느끼고, 스스로 모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외국인 대원들마저 지쳐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활동가는 외국인 대원 100명이 IS의 수도 역할을 하는 시리아 락까 지역에서 도망치려다 붙잡혀 처형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FT는 시리아 내 일부 활동가들을 인용해 IS 대원들이 터키와 접경한 코바니 전선에 배치되는 것에도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코바니는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지만 대규모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영국의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지난 7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코바니에서 치른 약 80일 간의 전투에서 1,400명의 IS 대원이 숨졌으나, 지역 장악은커녕 패퇴만 거듭하고 있다.
대원간 종족과 국적 등이 달라 조직 내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사기 저하에 한몫 한다. 지난 11월 초에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대원과 체첸 출신 대원이 락까의 일부 점령지 통치권을 두고 충돌하는 내홍을 겪었다.
IS는 지난 6월 이라크 제 2도시인 모술을 점령한 후 이라크 서부와 시리아 동부를 빠르게 장악했으나, 지난 8월부터 미국 주도 공습이 시작됨에 따라 최근에는 세가 점차 위축하는 상태다. SOHR에 따르면 IS는 20일 점령 마을 6곳을 시리아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에 빼앗겼고, 전날에도 시리아와 접경한 이라크 북부 신자르산 주변 7개 마을 등지에서 패퇴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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