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0일 미국과 국교 정상화를 했지만 쿠바의 공산주의 체제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인민권력국가회의(의회) 정례회의에서 “우리가 미국에 정치 체제를 바꾸라고 하지 않았던 것처럼 미국도 우리의 체제를 존중해주길 바란다”며“미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쿠바가 힘들게 지켜온 가치들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또 미국이 쿠바에 대한 무역ㆍ금융거래 제한 등 금수조치를 끝내야 한다고 역설하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행정권을 발동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르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 등 상당수 의원이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정책에 반대하고 있어 금수조치 해제에 대한 의회 승인이 어려운 상태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쿠바와 거래 제한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왔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광범위한 행정권 발동으로 금수조치 해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18일 전했다.
한편 카스트로 의장은 내년 4월 파나마에서 열리는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자리는 지난해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장례식 이후 카스트로 의장과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의 로베르타 제이컵슨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도 다음달 미국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쿠바 수도 아바나를 방문해 양국 관계 정상화와 이민 규정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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