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예선 결승전 제11국
백 신윤호 초단 흑 박정환 9단
장면 4
초반 포석이 대충 마무리되고 중반으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백의 완착이 등장했다. 1 때 2가 너무 한가했다. 무척 두터운 곳이긴 하지만 지금은 ‘참고1도’ 1로 벌려서 좌변 백돌을 빨리 안정시키는 게 더 급했다. 반대로 흑이 먼저 3으로 다가오자 단박에 백이 근거 없이 쫓기는 신세가 됐다.
신윤호는 6, 8을 선수해서 귀에서 사는 뒷맛을 남긴 다음 10으로 달아나면 별 문제 없다고 생각했지만 고수들의 바둑에서 반상에 미생마가 남아 있다는 건 앞으로 국면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박정환은 지금 당장 백을 공격하는 건 별 득이 없다고 보고 먼저 하변에서부터 전투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11, 13을 선수한 다음 15가 자신의 약점을 보강하면서 귀의 뒷맛을 엿보는 무서운 노림수다. 이때 백이 ‘참고2도’ 1로 지키면 안전하지만 2가 절호점이어서 우변이 몽땅 흑집으로 굳어진다. 그래서 신윤호가 16부터 20까지 반발했지만 21, 25가 공격의 맥점이어서 하변에서 엄청나게 큰 패싸움이 벌어졌다. 물론 흑의 꽃놀이패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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