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20일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소니 영화사) 해킹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연방수사국(FBI)의 조사결과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FBI의 조사결과를 근거 없는 비방이라고 규정하고 공동조사를 제안한 것을 거부한 것이다.
마크 스트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이메일 성명을 내고 “FBI가 분명히 밝혔듯 이번 파괴적 공격사건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스트로 대변인은 특히 북한의 공동조사 제안을 겨냥한 듯 “북한은 오랫동안 파괴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에 대한 책임을 부인해 온 역사를 갖고 있다”며 “북한이 만약 (이번 일의 해결을) 돕고 싶다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소니에 손해배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이 터무니없는 여론을 내돌리며 우리를 비방하는 데 대처해 우리는 미국측과 이번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할 것을 주장한다”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말을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암살 음모를 소재로 한 코미디영화 ‘인터뷰’를 만든 소니 영화사는 해킹 피해에 이어 상영중지 협박까지 이어지면서 25일로 예정됐던 이 영화의 개봉을 취소했다.
소니 영화사는 당초 “상영관은 물론 온라인 배급이나 DVD 출시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으나 미국 내에서 “북한에 굴복했다”는 비판여론이 대두되자 대안을 검토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마이클 린튼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스트리밍’이나 주문형비디오 같은 인터넷 기반의 배급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린튼 CEO는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상영하려면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배급 협력사가 필요하지만 넷플릭스와 애플을 비롯해 주요 인터넷 콘텐츠 취급업체들이 모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소니 측이 북한의 테러 위협에 따라 영화 개봉을 취소한 것을 “실수했다”고 비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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