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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생활 에피소드로 한국어 더 재밌게 전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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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생활 에피소드로 한국어 더 재밌게 전달했죠

입력
2014.12.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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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한국어 교원 과정 수료 덕에 8개월간 한국어 교사로 재능 기부

"정식 교사로 인생 2막 열고 싶어"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다애 다문화학교에서 진행된 한국어 종강 수업에서 한 학생이 교사인 강남경찰서 노상채 경정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다애 다문화학교에서 진행된 한국어 종강 수업에서 한 학생이 교사인 강남경찰서 노상채 경정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생님! 감사합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다애 다문화학교. 올해 마지막 한국어 수업을 위해 교실로 들어선 강남경찰서 노상채(57) 경정은 갑작스러운 박수 세례에 깜짝 놀랐다.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지난 8개월간 한국어를 가르쳐 준 노 경정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다. 한 학생이 일어나 감사편지를 낭독했고 또 다른 학생은 작은 감사패와 함께 마음을 담은 내복을 전달했다.

노 경정이 이 학교 학생들과 인연을 맺게 된 건 올해 초 부터다. 학교 측은 강남서에 올해 초 한국어 교사 파견 가능성을 타진했고 노 경정이 여기에 응했던 것. 노 경정은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2012년 서울교육대에서 한국어 교원양성 과정을 수료했는데 이 경력이 적시적소에서 역할을 것이다. 이후 노 경정은 재능기부로 이달 15일까지 8개월여 동안 매주 월요일 오후 2시간씩 학생들을 가르쳤다.

사실, 영미권과 파키스탄, 일본 등 8개국 출신으로 제각기 문화ㆍ환경 배경이 다른 학생들을 한꺼번에 가르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노 경정은 신문에서 해답을 찾았다. 매주 흥미를 느낄 만한 내용을 신문에서 골라 설명해 주고 경찰 업무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 등을 엮어내며 학생들을 수업으로 끌어들였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김리나(14)양은 “처음에는 신문의 단어와 문장들이 어려워서 고생했는데 한자어도 알게 되면서 흥미를 갖게 됐다”고 했다. 이희용 교장도 “교통비 정도는 드리려 해도 전혀 받지 않고 오히려 자비로 매주 수십부씩 신문을 사오는가 하면 학생들에게 피자를 돌리기도 했다”며 “학습 내용 측면에서도 다양한 이슈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준 고마운 수업이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한국어 수업 뿐 아니라 고궁 등 문화재를 탐방하며 아이들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역할도 맡을 생각이다. 2002년에 취득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이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부터는 정식 교사 자격증 시험 준비에도 돌입했다. 노 경정은 “학생들과 함께 부대끼고 공부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사는 듯한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연합뉴스ㆍ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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