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민이 루블화 가치 폭락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로 공산품 사재기에 나서자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이 판매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으로 맞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 제너럴모터스(GM)와 아우디, 재규어, 랜드로버가 러시아에 대한 자동차 선적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루블화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에서 물건을 팔면 오히려 손해라는 것이다.
GM은 “러시아 딜러들에게 자동차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경제와 환율) 상황을 실시간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GM은 지난해 31만8,000대의 자동차를 러시아에서 판매했다.
세계 최대의 가구기업 이케아도 러시아에서의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케아는 영업 중단 이유가 최근 폭증한 수요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현재 루블화로 표기된 판매 가격을 올릴 시간을 벌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는 가격표를 조정한 뒤 20일부터 다시 영업할 예정이다. 앞서 애플도 러시아에서의 온라인 판매를 중단했다.
이 같은 러시아의 경제 위기는 국제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BBC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의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핵심 운용자산의 62%가 러시아에 묶여 있고 이탈리아의 대형은행 유니크레디트도 자산의 40%가 러시아와 연관됐다.
러시아 위기가 계속될 경우 BP와 같은 에너지기업부터 주류업체인 칼스버그나 펩시 등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벨라루스는 최근 수출 결제 대금을 루블화가 아닌 달러로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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