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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자원외교 국조 출석? 구름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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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자원외교 국조 출석? 구름 같은 이야기"

입력
2014.12.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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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와 대규모 송년만찬 회동

이재오 이동관 등 약 30명 참석

MB 회고록에 관한 얘기 주로 나눠

다음달 출간 예정.. 후폭풍 가능성

美産 소고기 먹으며 광우병 파동 언급

정치현안에 대한 얘기는 안해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이 '자원외교 국정조사'논란 속에 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이재오(가운데) 의원 등 측근들과 송년만찬 행사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이 '자원외교 국정조사'논란 속에 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이재오(가운데) 의원 등 측근들과 송년만찬 행사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8일 저녁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새누리당 친이계 의원들과 대규모 만찬 회동을 가졌다. 친이계 측은 17대 대통령 당선일과 이 전 대통령 생일이 겹치는 19일을 하루 앞두고 가진 연례적인 송년 모임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여야가 지난 10일 해외자원개발외교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합의한 상황인 만큼 이날 모임에서 오간 발언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모임에는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과 이군현ㆍ김용태 의원 등 전ㆍ현직 의원과이동관 디지털서울문화예대 총장 등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수석비서관 등 30명 가까이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후 7시쯤 만찬장에 도착해 영하의 추위에도 입구에서 기다리던 몇몇 인사의 영접을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여야의 자원외교 국조 합의를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회에서 해야 될 일이지 나한테 물어보면 되나”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증인 채택시 출석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구름 같은 이야기를 하고 그래. 추정해서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회 증인 출석에 사실상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시종 밝은 표정을 지으며 덕담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메뉴로는 미국산 소고기가 올라 집권 초기 홍역을 치렀던 광우병 파동에 대한 언급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장에서 잠깐 나온 권택기 전 의원은 “7년 전 대선 때 동지들이 모인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이)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했고, 이후에는 폭탄주를 하면서 자유롭게 얘기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권 전 의원은 그러면서 “정치 현안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관한 얘기를 주로 나눴다”고 밝혔다. 회고록은 4대강 사업 개발과 녹색성장 등 재임 기간 업적을 엮어 내년 1월 중 출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회고록의 성격이나 내용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은 2시간 30분 가량의 만찬을 마무리하는 건배사로 “동지들이 있어 행복하고 앞으로 이 행복한 마음을 끝까지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권 전 의원이 전했다.

당초 이날 모임에선 친이계에 민감한 자원외교 국조 등에 대한 의견이 오고 갈 것으로 예상됐다. 친이계에선 ‘정윤회 동향’ 문건 파문으로 청와대가 수세에 몰리자 국면 전환용으로 자원외교 국조를 받아들인 게 아니냐는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그러나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옛 추억을 회고하는 얘기들이 오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친이계가 세 결집에 나설 경우 친박계가 뭉치는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로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친이계 내부적으로 불만이 많겠지만, 공개적으로 의견을 내놓으면 계파간 권력투쟁으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다 같이 조심하자는 정도로 분위기를 추스르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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