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지역 주민 등의 반대에 결국 김포 애기봉 성탄 트리를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북한 측도 최근 트리 점등을 우려하는 서한을 한기총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과 홍재철 한기총 애기봉등탑건립위원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애기봉 트리 점등이 본래 뜻과 달리 남북 갈등을 조장하고 보수ㆍ진보의 대립을 일으킨다는 오해를 받게 됐다”며 “트리 설치나 점등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성금을 모아 철거된 등탑을 재건하겠다는 당초 계획은 유지하고, 김포시가 추진하는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조성 계획에 맞춰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기총은 강명철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위원장이 5일 보낸 전통문도 공개했다. 강 위원장은 서한에서 “(트리 점등이) 전쟁의 참화를 일으키고 남북관계를 더 흉악한 지경으로 이끌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한기총이 남북 화합과 관계 개선에 발벗고 나서주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회장은 “(서한을 계기로) 북측과 평화를 위한 대화를 진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기총의 결정은 김포시와 지역 시민단체, 개신교단체 등의 거센 반대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날 한기총의 기자회견에 앞서 애기봉 트리 설치에 반대하며 19일부터 애기봉에서 농성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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