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9차례 발생, 충북 증평서도 양성 반응
이달 들어 돼지 구제역이 9차례 발병함에 따라 위기경보가 ‘주의’(2단계)에서 ‘경계’(3단계)로 상향됐다. 방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백신접종의 효과가 나타나는 이달 말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충북 증평군 돼지 사육농가에서 구제역 양성 반응이 확인되는 등 구제역이 최초 발병한 충북 진천의 인접 지역인 충북(청주 음성 증평) 충남(천안 아산 공주) 세종 경기(안성) 등지로 빠르게 확산돼 위기경보를 높였다고 18일 밝혔다.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인 구제역 위기경보 중 ‘경계’는 인접 또는 타 지역 전파 시 발령한다.
정부는 ‘경계’ 기준에 맞춰 구제역이 발병한 9개 시ㆍ군에서 키우는 모든 돼지를 대상으로 긴급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2차 보강 접종을 하기로 했다. 살(殺)처분은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돼지를 우선 대상으로 하고, 백신접종과 항체 형성 등을 고려해 추가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 중앙에는 구제역 방역대책본부가, 지방자치단체에는 상황실이 설치되고, 전국 축산농가의 집회나 모임도 제한된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보는 “이번 구제역 바이러스는 국내에서 백신접종을 한 O형이라 전국적으로 번질 확률은 낮지만 해외 유입, 과거 국내 발생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 등을 놓고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구제역이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돼지에서 발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예방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에 대해선 보상금을 감액하고 각종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구제역의 전국 확산 여부는 연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첫 발병 이후 긴급 백신접종을 확대하고 있지만 돼지 몸 속에 항체가 형성되려면 2~3주 가량 걸리고, 구제역 잠복기간(1~2주 정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수록 전파력이 강해지는 구제역의 특징도 불안 요인이다.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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