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23일 점등행사를 앞두고 김포 해병2사단에 성탄트리를 설치하려다 입장을 철회했다. 김포시와 반대단체의 강력 저지가 예상돼 몸싸움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국방부 관계자는 18일 “한기총이 성탄트리 설치 취소계획을 알려왔다”고 밝혔다. 당초 한기총은 주말인 20일과 21일 이틀간 김포 해병2사단 관할인 애기봉에 새로운 성탄트리를 설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점등행사는 23일 오후5시30분으로 예정됐다.
이에 김포시와 지역주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다른 종교단체들이 강력 저지할 방침을 밝혀 물리적 충돌이 우려됐다. 한기총은 기존 18m 등탑 대신 절반 크기인 9m 높이의 트리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점등행사 때마다 조준타격 위협해온 북한의 반발을 의식해 크기를 줄인 것이다.
앞서 NCCK는 입장자료를 통해 “애기봉 등탑 점등은 해마다 남북의 첨예한 대립을 불러왔으며 그때마다 지역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한다”며 “평화와 화해의 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생존의 위협을 느끼며 불안에 떨어야 하는 시기였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포시도 애기봉에 트리나 등탑 등 시설물 설치를 재고해달라고 한기총에 요청한 바 있다. 지역주민들도 북한과의 긴장고조를 우려해 한기총의 시도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기총이 점등행사를 취소하면서 NCCK도 19일부터 애기봉 입구에서 열려던 반대 농성을 철회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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