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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끝을 아름답게

입력
2014.12.1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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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환상의 눈송이 왈츠

유니버설발레단 마술 같은 무대로

호두까기 인형 나란히 공연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중 결혼식 장면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중 결혼식 장면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훌륭한 공연을 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면 어떨까. 연말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관람할 좋은 공연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기다.

겨울 발레 ‘호두까지 인형’

한국의 대표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차이콥스키의 ‘호두까지 인형’을 나란히 올린다.

국립발레단은 높은 점프와 현란한 회전, 여러 나라의 인형, 다양한 민속춤 등을 보여주며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상관 없는, 볼거리로서의 춤의 향연)의 진미를 펼친다. 국립발레단은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이 1996년 초연한 버전을 2000년부터 한국에서 공연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바로 그 작품을 선보인다.

볼쇼이발레단을 33년 동안 이끈 안무자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고전발레를 완성한 러시아 무용수 마리우스 프티파의 전통적 해석에 이야기를 붙여 원작의 맛을 살렸다. 발레리나 24명이 등장하는 눈송이 왈츠 장면에서는 천정에서 흰 콘페티(종이 조각)가 떨어져 마치 만화경을 들여다 보는 듯한 환상에 빠져들게 한다. 솔리스트 무용수들이 실현하는 고도의 집중력과 표현력이 무대에서 만개한다.

오케스트라 실황 반주를 고집하는 단체답게 올해는 코리안 심포니가 음악을 맡는다. 박태영 수원대 음대 교수와 김종욱 국립발레단 음악감독이 번갈아 지휘봉을 잡는다. 김지영과 김현웅, 박슬기와 이영철 커플이 마리와 왕자로 번갈아 등장한다. 20~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에는 창단 30년이 되는 이 발레단의 무게가 화려한 볼거리에 실린다. 제1막 크리스마스 파티 대목에서는 마술의 힘으로 살아 움직이는 할리퀸, 콜룸바인, 무어인 등 세 인형이 화려한 무대를 연출하고 그것을 받아 진짜 마술이 펼쳐진다. 발레리나 20여명이 흩날리는 눈꽃 속에서 춤추는 ‘눈의 왈츠’는 장관 중의 장관이다. 솔리스트들은 스페인, 중국, 러시아, 아라비아 등 각 지역의 민속성을 살린 발레에 각자의 역량을 모은다. 2막에서 펼쳐지는 클라라와 왕자의 2인무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미래를 이끌 주자를 뽑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무릎 수술을 두 차례나 하고도 고통을 이겨낸 베이징 발레학교 출신의 중국인 무용수 동 지아디, 5월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해 주역을 꿰찬 박종석 등에게 이 무대는 스타 발레리노로 나아가는 등용문인 셈이다. 중국 출신의 발레리나 팡멩잉, ‘지젤’로 기량을 인정 받은 한국의 이용정이 이들의 상대역으로 나온다. 31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뮤지컬 '원스'
뮤지컬 '원스'

뮤지컬 ‘원스’와 연극 ‘나는 너다’

‘원스’는 동명의 아일랜드 독립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이다. ‘폴링 슬롤리’ ‘슬리핑’ 등 영화에 나왔던 명곡을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들려준다. 아기자기한 무대와 은은한 조명, 잔잔한 스토리가 화려한 대형 뮤지컬에 식상한 관객에게 신선하게 다가온다. 후버(진공 청소기) 수리공 가이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걸이 음악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묘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작품이다. 가이 역의 이천희 윤도현, 걸 역의 박지연 전미도 등 주연부터 컴퍼니(앙상블)까지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이 훌륭하다. 대형 뮤지컬과 달리 회전식 무대나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컴퍼니들의 등장이나 소품을 활용한 장면 전환이 매력적이다. 영화 ‘원스’의 팬이라면 원작과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스토리의 큰 줄기는 원작과 같지만 결말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원작을 훼손하는 불쾌한 차이가 아니라 위트를 가미하기 위한 변주라는 점에서 더 반갑다. 내년 3월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연극 '나는 너다'
연극 '나는 너다'

‘나는 너다’는 독립운동가 안중근과 친일인사 안준생 부자의 극단적으로 다른 삶을 보여주며 국가와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 연극이다. 연극은 안중근의 둘째 아들 준생을 일방적으로 비난하지 않는다. 일제의 탄압과 가난 속에서 병든 어머니를 봉양하고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 발버둥쳐야 했던 그의 삶을 연민의 시선으로 그린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가족까지 희생시킨 영웅 안중근의 삶 뒤에 숨겨진 비극적인 가족사를 통해 역사의 상처를 날 것 그대로 드러낸다. 연극은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한 채 척박한 삶을 살았을 준생의 시선으로 역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화두를 던진다. 겨울방학을 맞아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이 보면 좋을 작품이다. 송일국이 안중근과 준생 1인 2역을 맡았다. 조마리아 역은 박정자와 예수정, 안중근 부인 김아려 역은 배해선과 안솔지가 연기한다.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

뮤지컬 '킹키부츠'
뮤지컬 '킹키부츠'

‘킹키부츠’ ‘사춘기’ ‘민들레 바람 되어’ ‘술래잡기’

뮤지컬 ‘킹키부츠’는 화려함의 결정판이다. 뜻하지 않게 신발사업을 물려 받은 찰리와 여장남자 롤라의 우정, 구성원 모두를 위해 사업을 포기하지 않는 찰리의 고군분투 등을 유쾌하게 그렸다. 내년 2월 22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사춘기’는 표현주의의 선구자인 독일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1891년 작 ‘눈 뜨는 봄’을 한국 상황에 맞게 번안한 뮤지컬이다. 입시 지옥에 갇힌 청소년을 둔 가족이라면 다 함께 볼 만한 작품이다. 내년 2월 15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중극장.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민들레 바람 되어’는 죽은 아내의 무덤을 찾아 자신의 일생을 고백하는 남편을 통해 ‘대화 아닌 대화’가 이어지는 독특한 구성의 연극이다. 가족의 사랑을 절절하게 그린 작품으로 조재현, 이광기, 임호 등 드라마 ‘정도전’의 멤버가 의기투합했다. 내년 3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술래잡기’는 다중인격을 소재로 인간의 불완전성을 형상화한 연극이다. 아내를 살해한 누명으로 13년 동안 복역한 강대수, 아버지의 학대로 방어적인 삶을 사는 송지아 등 등장 인물을 통해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홀로 연말을 보내는 관객에게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우리네 극장.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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