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파 혼다 의원이 만남 주선, 20일 나눔의 집 방문 준비작업
朴 대통령 면담보다 먼저 성사 땐 자칫 논란 불거질 가능성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나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를 면담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민주당 소속이며 ‘친한파’로 꼽히는 마이크 혼다(캘리포니아) 미 하원의원의 주선을 통해서다.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미 공조는 이 문제에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직접 겨냥하고 있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외교 소식통은 “혼다 의원과 미 백악관을 중심으로 내년 초 피해자 할머니들을 모시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방한 중인 혼다 의원이 20일 나눔의집을 찾는 것도 준비작업의 일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외교부 초청으로 17일 방한한 혼다 의원은 강연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21일 돌아갈 예정이다.
혼다 의원은 지난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강일출 할머니가 미국을 찾았을 때도 백악관, 국무부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주선한 바 있다. 당시 미 정부 인사들은 할머니들의 경험담을 듣고 눈물을 흘렸으며, 특히 국무부보다는 백악관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들의 미국 방문 이후 미 의회 보좌관 10여명이 지난 10월 말 경기 광주의 나눔의집을 찾아 할머니들과 비공개 면담도 가졌다고 한다.
혼다 의원은 미 정가에서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된다는 판단에 따라 면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특별한 친분 관계를 가진 정치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다만 피해자 할머니들이 박근혜 대통령보다 오바마 대통령을 먼저 만나는 것을 두고는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추석에 즈음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를 피해자 할머니 측에 보내 “일본이 위안부 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여 물꼬가 트인다면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초청할 것”이라고 전했지만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0년 광복절 기념오찬 때 피해자 할머니 일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바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