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주 업체 급여 30% 세금환급, 독일에선 최대 10만유로 지원
룩셈부르크도 비용 45% 돌려줘, 한국 정부 생색내기 정책과 딴판
국내 모바일 게임 업체 가운데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A사는 최근 캐나다로 회사 이전 계획을 확정지었다. A사는 일찍이 캐나다 정부 쪽의 러브콜을 받았는데, 올 상반기 현지 실사를 벌인 이후 본격적으로 이전 계획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 회사가 거처를 옮기기로 최종 결정한 건 캐나다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강력한 게임 육성 정책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퀘벡주(州)다. 퀘벡주정부의 경제개발공사인 인베티스먼트 퀘벡(Investissement Quebec)은 정부지원프로그램을 통해 게임 개발사가 급여로 지급하는 액수의 무려 30%를 세금환급 방식으로 지원한다. 여기에 게임이 지원하는 언어 가운데 프랑스어가 포함될 경우에는 최대 7.5%의 추가 감세 혜택을 준다. 이 같은 지원 덕에 현재 퀘벡에는 유럽의 거대 게임사 유비소프트와 일본 대표 개발사인 스퀘어에닉스, 워너브라더스 게임, EA스튜디오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이주해 있다.
캐나다를 비롯한 해외 정부들이 강력한 지원 정책을 앞세워 국내 게임 개발들에게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규제 일변도’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한국과 달리, 해당 국가들은 세금 감면과 관련 비용 지원 등을 아끼지 않는다. 게임은 언어 등 제약이 적어 수출에 유리한 데다, 다른 콘텐츠 대비 부가가치도 커 국가 경제 기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 개발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보내는 또 다른 국가는 독일이다. 노드라인베스트팔렌주는 한국 업체가 이 곳에서 게임 개발을 할 경우 최대 10만유로(약 1억 4,300만원)를 지원한다. 브란덴부르크주는 기술 개발과 기반시설 구축 등에 들어간 총 투자 금액의 40%를 무상으로 되돌려 주기도 한다.
창조경제의 시초로 불리는 영국은 이미 1997년에 ‘창조 영국’ 정책을 발표하고, 게임 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시했다. 게임 개발 비용의 80%까지 세금을 25% 감면하는 것을 골자로, 동시에 연구개발(R&D) 지출에 대한 세제 혜택은 200%에서 225%로 확대 적용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이 같은 진흥 정책을 통해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최소 4,700개에 달하고 투자 유치 효과는 1억8,8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룩셈부르크는 최근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국가 중 하나다. 룩셈부르크에 진출한 정보기술(IT) 업체는 투자한 금액의 14%를 정부로부터 제공받고 이를 10년간 ‘크레딧’으로 쌓아둘 수 있다. 만약 1,000만유로를 들여 룩셈부르크에 진출했다면 140만달러의 크레딧을 받을 수 있는 것인데, 이 크레딧은 향후 기업활동 중 발생하는 세금을 감면하는 데 쓰인다. 연구개발 지원 제도도 잘 갖춰져 있어, 룩셈부르크 내 IT업체는 개발에 들인 비용의 45%를 지원금으로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국내 업체 가운데 일부도 룩셈부르크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 역시 2012년을 기점으로 게임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 붙였다. 중국은 2012년 ‘12차 5개년 문화산업 배증계획’을 수립하고, 2015년까지 자국의 게임 산업을 2,000억 위안(약 36조2,640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게임 선진국 수준의 게임업체를 설립 및 지원하는 한편, 민족 특색이 담긴 게임 3~5개를 세계 10위권 내에 진입시키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같은 해 일본 정부도 ‘쿨재팬’ 전략을 내놨다. 쿨재팬은 일본 문화산업의 해외 진출을 목표로, 게임 융합 산업 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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