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최저기온 영하 20도 1년 중 가장 추운 1월보다 낮아
주말부터 추위 한풀 꺾일 듯, 기상청 "다음주 평년 기온 회복"
12월 들어 강추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18일 강원 철원군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이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울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인 한파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내려와 예년보다 일찍 대륙 고기압이 형성돼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7일 기상청은 “18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0도~영하 1도, 낮 최고기온이 영하 9도~영상 4도로 떨어지겠다”고 예보했다. 17일에도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1.1도까지 떨어지는 등 지난달 30일 영상 7도였던 최저기온(서울 기준)이 이튿날 영하 7.9도로 곤두박질 친 이후 좀처럼 예년 기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조구희 기상청 통보관은 “12월 중ㆍ하순 평년 기온은 하루 최저기온 영하 3~6도, 최고기온 영상 2~4도”라며 “최근 기온은 1년 중 가장 추운 1월보다도 낮다”고 말했다.
강추위는 강한 대륙 고기압 발달, 제트기류 남하, 한반도 인근 대기 정체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계속 되고 있다.
미국 럿거스대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시베리아에는 1,400만㎢에 눈이 쌓였다. 한반도(약 23만㎢)의 61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시베리아에 눈이 쌓인 면적은 200만㎢ 증가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눈은 햇빛을 흡수하지 않고 반사하는 데 이 같은 복사냉각이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강한 대륙 고기압이 비교적 일찍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찬 대륙 고기압이 발달하더라도 제트기류가 원래 위치에서 흐를 경우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데 최근 제트기류의 위치가 기존보다 남쪽으로 이동한 것도 한파를 발생시킨 원인으로 지목된다. 예년엔 제트기류가 북위 40~50도 사이, 서에서 동쪽으로 흐르며 북위 33~42도에 위치한 한반도에 찬 공기가 밀려 내려오는 것을 막아줬다. 조 통보관은 “제트기류가 북위 30~40도에서 흐르면서 한반도가 대륙 고기압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고위도의 기압이 중위도보다 높아 공기가 북에서 남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제트기류 역시 남쪽으로 밀려난 것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저지 저기압’이 이동하지 않고 버티면서 한반도 주변의 공기 흐름이 정체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륙 고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는 저기압이 한반도 북서쪽에 위치한 대륙 고기압의 찬 공기를 남쪽으로 계속 끌어내리고 있다. 반 센터장은 “기압이 이동하지 못하고, 한반도가 대륙 고기압의 영향권에 놓이면서 강추위가 계속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19일 오후부터 전국으로 확대된 비 또는 눈이 20일 새벽이나 오전 중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저지 저기압도 주말쯤 소멸하면서 곧 이례적인 강추위 역시 한풀 꺾일 전망이다. 조 통보관은 “22일부터는 평년 기온(최저기온 영하 10~영상 5도, 최고기온 영상 2~11도)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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