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 초기인 1914년 12월 24일 벨기에 이푸르 전선. 50미터 전방 독일군 진지에서 난데없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졌다. 날이 날인지라 영국군도 찬송가로 화답했고, 곧 이어 한 독일군이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들고 참호를 나와 영국군 쪽으로 다가왔다.
양측 군인들은 그렇게, 전장의 크리스마스를 휴전으로 자축하며 담배와 간식을 나눴고, 친선 축구시합을 벌이기도 했다. 그 이야기는 서부전선 곳곳으로 퍼져 이듬해 초까지 수많은 작은 평화의 기적들을 낳았다. 크리스마스의 휴전, 혹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 불리는 이 실화는 97년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영화로도 제작됐다.
대전 발발 100주년이 아니라 저 크리스마스의 기적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과 독일 그래피티 작가 셋이서 지난 16일 영국 런던 동부 쇼레디치 아트월에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런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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