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화 의지 보여, 삐라가 걸림돌"
얼어붙은 남북관계 풀릴까 기대감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3주기를 하루 앞둔 16일 개성을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명의의 조화를 전달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난 8월 김 전 대통령 5주기 때 조화를 보내온 데 따른 답례 차원이지만, 이번 방북을 계기로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비대위원은 이날 개성 방문을 마친 뒤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취재진과 만나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1시간 35분가량 얘기를 나눴다”면서 “원 부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이 남한을 방문해 정부 고위급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돌아온 지 3일 만에 돌출행위가 나타나 남북대화가 이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쉽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선 보수단체의 대북전단(삐라) 살포가 걸림돌이라는 주장이다.
박 비대위원은 이어 “원 부위원장과는 내년이 6ㆍ15 남북정상회담 15주년이 되는 것을 계기로 남북 화해협력의 기틀을 다지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북측이) 대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5ㆍ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북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정됐던 이 여사의 방북이 건강과 날씨 등의 문제로 내년 5~6월로 연기된 것에 대해서도 북측이 아쉬움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날 방북에는 박 비대위원을 포함해 윤철구 사무총장과 박한수 기획실장, 최경환 공보실장 등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 7명이 동행했다. 이들은 방북에 앞서 서울 마포구 동교동 이 여사 사저에서 “이번 조화 전달이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가 되기를 기원하고 정중한 조의를 표해달라”는 당부를 들었다.
한편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도 개성을 방문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명의의 조화를 북측에 전달했다. 박 비대위원보다 앞서 입경한 조 사장은 북측 원 부위원장으로부터 “추모 화환을 보내 준 데 대해 깊은 사의를 표한다”는 김 제1위원장의 사의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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