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재정 위기에 솔선수범 요구
내년부터 경기지역 각급 학교의 교장, 교감도 수업에 참여하게 될 전망이다. 9시 등교에 이은 이재정 교육감의 혁신 2탄으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육감은 16일 “교장과 교감을 포함한 모든 교사가 수업을 하는 게 옳다”며 “이번 기회에 교장과 교감도 수업할 수 있게 제도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앞서 도내 교육지원청 순회 때마다 이 같은 의사를 밝혔지만 2015학년부터 제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는 ‘교장은 교무를 통할(統轄)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ㆍ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고 돼 있다. 교감, 수석교사 역시 각각 교무관리, 교수ㆍ연구활동 지원 이외에 학생 교육도 임무에 포함돼 있다.
이 교육감은 그러나 9시 등교 시행 때처럼 “강제적인 방법으로는 안 되며 공문으로 내보내는 방법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현장에서 와글와글 불만의 소리가 나올 테지만 하실 걸로 믿는다”고 자율 시행 원칙을 내비쳤다.
이 교육감의 이번 조치는 교육재정 위기에 따른 갈등 속에서 학교 관리자의 솔선수범을 요구한 조치로 풀이된다.
도교육청은 누리과정 등에 대한 재정부담 때문에 기간제 교사 1,200여명을 감축하고 수석교사 408명을 일선 수업에 복귀시켜 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학교 관리자인 교장, 교감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수업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이들의 불만을 눅이고 현장 교육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학교들은 “교사 1,2명이 교육에 참여해 도움이 되는 것보다 학교 관리를 어렵게 하는 단견”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또 다른 학교에서는 “일선 교사들이 긴장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교장 교감의 풍부한 경험을 살려 진학지도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일선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반응이 그리 부정적인 것 같지는 않다”면서 “혁신학교에서는 이미 관리자가 수업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부작용을 어떻게 줄이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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