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토종거포로 팀 상승세 견인
15일 OK저축은행과 삼성화재의 경기 5세트 14-9 매치포인트 상황. 신치용(59) 삼성화재 감독은 스페셜 비디오 판독 카드까지 꺼내며 패배를 인정하지 못했다. 신 감독의 미련을 비웃기라도 하듯, 송명근(21ㆍOK저축은행)의 속공이 먹혀 들어갔다. 송명근은 삼성화재와의 진땀 승부에 시원한 마침표를 찍었다.
송명근이 팀의 상승세와 함께 ‘토종 거포’자리를 예약했다. 지난 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OK저축은행에 입단한 송명근이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 신인임에도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레오ㆍ24ㆍ이하 쿠바)에 이어 공격 순위 2위에 올랐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아 그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하지만 올 시즌 로버트 랜디 시몬(27ㆍ쿠바)의 영입으로 OK저축은행의 성적이 수직 상승하면서 송명근은 그야말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송명근은 문성민(28ㆍ현대캐피탈), 전광인(23ㆍ한국전력) 등 대표적인 토종 공격수들과 비교해봐도 처지지 않는 실력을 자랑한다. 공격 성공률 순위에서도 3위(54.99%)로 문성민(5위), 김요한(LIG손해보험ㆍ6위)보다 앞서 있다. 거의 매 경기 두 자리 수 득점을 뽑아내면서 시몬과 함께 쌍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0일 대한항공전에서 동료 김규민(24)이 블로킹 7개를 터뜨리며 송명근의 활약이 묻히긴 했지만, 이날도 21득점을 기록하며 시몬과 55점을 합작했다.
송명근이 토종 거포로서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준 경기는 지난달 17일 우리카드전이다. 시몬이 18득점으로 부진한 사이 21득점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김세진(40) OK저축은행 감독은 “시몬이 빠진 뒤에 송명근이 과감해졌다”며 “직선으로 때리거나 밀어서 때리는 등 정말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이어 “시몬이 없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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