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 독자행동 가능성 높아"
호주 시드니 인질사건의 범인인 만 하론 모니스(50)는 이란계 난민으로 호주에 정착해 살아온 약 20년 동안 살해 공모, 성폭행 등 수십 건의 범죄에 연루됐었고 범행 당시도 보석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현지 언론은 16일 모니스가 지난해 전처 살해 공모 등 50여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됐고, 수년 간 여러 차례 체포와 구금, 가석방, 보석을 반복했다고 보도했다. 그래서 이번 사건도 조직적인 테러가 아니라 호주 사회에 대한 불만과 가족ㆍ대인관계 불화 등으로 사회에 부적응한 이슬람계의 돌발적인 범죄로 추정되고 있다.
모니스의 전처 놀린 헤이슨 팰은 지난해 11월 흉기에 찔리고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모니스의 여자친구 아미라 드루디스는 살인 혐의로 기소됐고 모니스는 공모 혐의를 받았다. 모니스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숨진 호주 군인에게 2007년부터 2년여간 공격적인 편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8월 유죄 판결도 받았다.
그의 변호사였던 매니 팬디치스는 “모니스는 이념이 워낙 강해 상식과 객관성을 흐리게 할 정도였다”며 “그가 범죄로 구금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 조직과 연계됐다기보다 독자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니스가 과거 이상 행동을 했던 점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모니스는 자신을 흑마술을 다루는 영적 치유자로 선전하고 다녔다고 한다. 또 자신에 대한 여러 기소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자신을 위키리크스 창업자 줄리언 어산지에 비유했다. 재판 도중 과거 교도소에 구금돼 있을 때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온몸에 쇠사슬을 두르고 시위를 벌인 적도 있다. 팬디치스는 “모니스가 구금 중 자신의 방에서 배설물을 뒤집어쓰고 누워있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일부 외신은 모니스가 이란에서 사기죄로 기소됐으며 이란 정부가 범죄인 인도를 시도했으나 호주 정부가 거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니스가 이슬람국가(IS) 등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이란에서 태어나 1996년 호주로 건너온 모니스는 이란인 대부분이 그렇듯 이슬람 시아파였으나 한달 전쯤 수니파로 개종했음을 암시하는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썼다. 외신에 따르면 모니스는 홈페이지에 숨진 아랍계 어린이 사진과 함께 “미국을 비롯해 호주 등 그 우방이 저지른 테러의 증거다”라는 글귀도 남겼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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