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보도 내용에 대해 사죄하지 않으면 기자를 살해하겠다는 협박문과 칼이 담긴 소포가 이 회사에 배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5일 이 신문 계열사인 TV아사히 도쿄 본사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및 아베노믹스 보도와 관련해 총선 투표일인 전날 정오까지 사과방송을 하지 않으면 취재 기자를 살해하겠다는 협박문이 든 소포가 배달됐다.
협박문은 A4 용지에 ‘매국 아사히신문에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돼있으며, 12일자 가나가와현의 한 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었다. 소포에는 길이 6.5㎝ 가량의 칼도 한 자루 들어있었다. 소포 겉면에는 의뢰인의 주소와 이름이 적혀있었으나 경찰조사 결과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사히신문은 1990년대 일본내에서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앞장서 보도해 보수 우익 세력으로부터 줄곧 비난에 시달려왔다. 특히 아사히가 올해 8월 “전쟁중 제주에서 여성을 상대로 위안부 사냥에 나섰다”는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의 증언관련 기사를 취소한 이후 우익들의 집중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1992년 ‘투쟁하는 국민연합 바람의 모임’이라는 정당의 비례대표로 참의원 선거에 출마한 우익 인사 노무라 슈스케는 아사히신문이 자신을 풍자하는 만평에 불만을 품고 1993년 아사히 본사에 난입, 항의하던 도중 “천황 번영”을 외치며 권총 자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위안부 관련 기사를 작성했던 전직 아사히신문 기자 우에무라 다카시가 재직중인 대학을 폭파하겠다는 협박문을 보낸 60대 우익 인사가 경찰에 체포됐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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