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ML사무국에 포스팅 신청...메츠·샌프란시스코 구단 등 관심
입찰액 500만~1500만 달러 예상
주사위는 던졌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강정호(27·사진·넥센)가 예정대로 15일 한국 야수 최초로 포스팅(비공개 입찰)을 신청했다.
강정호는 11월에 포스팅을 신청한 김광현(SK), 양현종(KIA)과 달리 시점을 늦췄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영입 전략이 정해지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끝나고 난 뒤 움직이겠다는 미국 에이전시 옥타곤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원터미팅은 8~12일까지 열렸다.
강정호의 해외 진출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넥센은 15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포스팅을 요청했다. 그러나 KBO는 넥센에 “빠진 서류가 있다”면서 “관련 서류를 다시 첨부해 요청해달라”고 전했다.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르면 포스팅을 신청하는 구단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알 수 있도록 해당 선수의 의료 기록을 첨부해야 한다. 넥센과 미국 에이전시 측은 이를 빠트리고 있었다가 곧바로 보완해 이날 오후 KBO에 포스팅을 요청했고, KBO는 확인 절차를 밟은 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이메일을 보냈다. KBO 관계자는 “구단 측이 15일에 접수를 원한 만큼 곧바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강정호의 포스팅 신청을 전달받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0개 구단에 공시한다. 공시한 날짜부터 4일 동안 강정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들이 입찰액을 적어내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가장 높은 금액을 KBO에 통보하고, KBO는 이를 강정호와 넥센에 전달한다.
강정호는 앞서 빅리그에 진출한 일본 선수들과 달리 파워를 갖춘 거포 유격수다. 올 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3할5푼6리 40홈런 117타점을 올렸다. 홈런과 타점은 한국 야구 역대 유격수 최고 기록이다. 미국 현지 언론들도 강정호의 공격력에 초점을 맞춰 포스팅 소식을 전했다.
뉴욕 데일리 뉴스는 이날 “강정호에게 500만달러(55억원)에서 1,500만달러(165억원) 사이의 입찰액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윈터미팅에서의 분위기를 비춰볼 때 강정호가 3년간 2,400만달러(264억원) 수준의 계약 조건을 원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뉴욕 포스트는 “강정호에 대한 포스팅 비용이 500만~1,000만달러 수준일 것”이라며 “강정호가 4년간 2,4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의 예상대로 입찰액이 나온다면 먼저 빅리그에 진출한 일본 야수보다 나은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다. 아시아 최고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41)는 2000년 말 일본 야수 중 처음으로 포스팅을 신청했고 1,312만5,000달러를 써낸 시애틀 매리너스와 독점 협상을 했다.
하지만 이치로 이후 1,000만달러 이상의 포스팅 비용을 제시 받은 일본 선수는 없었다. 두 번째 최고액은 2010년 니시오카 쓰요시가 기록한 532만9,000달러(미네소타)이며, 내야수 가운데 유일하게 포스팅 비용 500만달러를 넘겼다.
현재 강정호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은 뉴욕 메츠와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로 알려졌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