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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통화서 친형에 "미행당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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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통화서 친형에 "미행당하는 것 같다"

입력
2014.12.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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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경으로 경찰 입문 15년 차 "동료들과 원만… 감성적 성격"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45) 경위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기문란 행위”라고 지칭한 청와대 문건 유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순경 출신으로 15년간 큰 잡음 없이 경찰로 일해온 그의 자살 소식에 주변사람들은 안타까워했다.

검찰은 올해 2월 박관천(48) 경정이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로 옮겨놓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빼돌린 인물로 최 경위를 지목했다. 검찰이 3일 박 경정의 자택과 정보1분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최 경위의 집도 압수수색하고 최 경위를 임의동행해 조사한 뒤 9일 체포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였다.

사망 당일인 12일 법원이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해 풀려난 최 경위는 이날 오전 휴가를 내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 법률 상담을 받았다고 가족들은 밝혔다. 또 오전 11시 30분쯤에는 친형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불안해하며 “미행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최 경위는 친누나가 살던 경기 이천시 설성면으로 이동해 오후 3시쯤 한 마트에서 번개탄과 석쇠, 종이컵 등을 구입한 뒤 자신의 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최 경위의 차량은 13일 오후 지역 주민의 신고로 발견됐다. 이천경찰서는 “14일 부검 결과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이라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의 지인들은 “최 경위는 경찰 생활 15년 동안 전세 1억6,000만원, 그것도 6,000만원이 빚인 집밖에 없는 모범 공무원이었다. (권력 암투를 벌인 청와대 비서관 등) 정치권이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최 경위는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하고 5급 외무공무원 공개채용시험을 준비하다 서른 살이던 1999년 순경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 성동경찰서 정보과 근무 당시 김용판 서장의 눈에 들어 김 서장이 충북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으로 재직할 때 부속실에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들은 최 경위를 “워낙 무난한 성격이라 동료들과 관계도 원만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오죽 답답했으면 최 경위가 초등학생, 중학생 아이들을 놔두고 그런 선택을 했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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