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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문건은 언론사 정보보고 수준" 한발 물러나는 조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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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문건은 언론사 정보보고 수준" 한발 물러나는 조응천

입력
2014.12.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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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상시 회동 등 허위 쪽 기울자 "6할 이상 사실"서 입장 변화

檢 '공무상 비밀 누설' 적용 움직임에 "신빙성 낮추며 평가절하 시도" 관측

새정치민주연합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오른쪽)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정윤회 문건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오른쪽)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정윤회 문건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정윤회 동향 문건’을 상부에 보고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14일 언론인터뷰에서 “문건 내용은 동향보고로, 언론사에서 기자들이 공유하는 정보보고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문건의 신빙성에 대해 “6할 이상”이라며 사실에 부합할 가능성을 높게 봤던 데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는 검찰 수사에서 문건 내용이 사실상 허위인 것으로 가닥이 잡히자 나온 언급으로, 그간 문건의 진위를 두고 갖가지 혼란이 초래된 점을 감안하면 무책임한 퇴로 찾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동향보고에 비해 사실관계 확인에 더 충실한) 조사결과 보고서가 언론사의 기사 같은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기자가) 사내에 정보보고를 했는데 (검찰이) ‘오보다’ ‘명예훼손이다’라고 꾸짖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사의 사내 정보보고는 사실 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일방의 주장, 출처가 불분명한 루머나 증권가 찌라시 등을 모은 것들로 사실 확인을 거쳐 기사화하기도 하지만, 사실 확인 자체가 어려운 사생활 풍문도 많아 참고용으로 활용된다.

조 전 비서관이 정씨 문건을 ‘언론사 정보보고’에 빗댄 것은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첩보 단계의 정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검찰 수사에서 정윤회씨와 이른바 ‘십상시’간 비밀 회동이 없었고, 제보자였던 박동열 전 대전국세청장도 풍문을 전한 것뿐이라며 발을 빼면서 문건 내용이 사실상 허위로 결론 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비서관은 그러나 지난 2일 언론 인터뷰에서 “(문건 신빙성이) 6할 이상이라고 본다. 내용이 실제 모임에 참석해서 그 얘기를 듣지 않았으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세한 것이었다”며 문건의 진실성을 강조했다. 조 전 비서관은 5일 검찰 참고인 조사 때도 ‘정씨의 대질신문 요청이 있으면 응할 생각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이다”고 강조하며 문건 내용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입장 변경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은 “(당시에도) 신빙성이 6할 이상으로 말했던 것이지 문건 내용 중 60% 이상이 사실이라고 한 게 아니다”며 말 바꾸기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으나, 무책임한 면피성 해명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조 전 비서관의 해명대로라면 대통령 측근의 동향과 관련한 파급력이 큰 정보를 다루면서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공식 문서로 작성해 상부에 보고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정씨 문건을 두고 국정이 큰 혼란을 겪었는데, 이제 와 정보보고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를 두고 검찰이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경정 등에게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을 적용하려 하자 법적인 퇴로를 찾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는 국가기관에서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항을 누설했을 때 죄로 인정되는데, 유출된 문건 내용은 정보보고 정도에 불과하므로 이 같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논리라는 것이다.

조 전 비서관이 문건의 허위 여부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점을 강조하기 위해 뒤늦게 말을 바꾼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해당 문건을 상부에 보고한 이유가 ‘음해성’목적이 아니라 문건을 사실로 믿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6할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조 전 비서관은 문건 유출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면서 “유출 경위는 물론 궁금하다. 진범이 잡히면 한 대 갈기고 싶기도 하다”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 연합뉴스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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