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손의 '창문 넘어...'가 1위
도서 시장으로 볼 때 올해는 ‘소설의 해’였다.
교보문고가 14일 발표한 2014 도서 판매 동향과 베스트셀러 분석에 따르면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 10위권에서 1위를 차지한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비롯해 6종이 소설이다.(표 참조) 교보문고가 베스트셀러 집계를 시작한 1981년 이래 소설이 10위권 내 절반을 넘긴 해는 1981년과 2002년, 그리고 올해 뿐이다. 특히 2004년 ‘코엘료의 연금술사’, 2009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에 이어 올해 ‘창문 넘어…’가 종합 1위를 차지함으로써 소설이 5년마다 왕좌를 차지하는 공식이 확인됐다. ‘창문 넘어…’는 인터넷서점 예스24가 8일 발표한 베스트셀러 종합순위에서도 1위였다.
‘소설의 해’였다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튼실하지 않다. 10위 내 소설 6종 중 올해 나온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 없는 남자들’뿐이고, 한국 소설은 조정래의 ‘정글만리 1’이 유일하다. 전체 도서 시장에서 소설의 판매 권수/금액 신장률은 지난해보다 3.2% 하락했고, 시장 점유율도 9.8%에서 9.5%로 조금 떨어졌다. 앞서 예스24의 올해 베스트셀러 집계도 외국문학의 강세와 한국문학의 시장 점유율 하락을 확인했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미디어셀러의 막강한 영향력도 공통으로 드러난 현상이다. 종합순위 1위 ‘창문 넘어…’는 1년 전 나온 책이지만 올해 영화 개봉으로 판매가 치솟았고, 2위 ‘미 비포 유’도 미디어 노출을 기점으로 20주 이상 판매량이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했다. 영화 원작 소설이 영화 개봉 전후로 반짝 인기를 누리던 예년과 달리, 입소문을 타고 장기간 꾸준히 팔린 것도 올해의 특징으로 파악됐다.
분야별 판매량 증감률을 보면 과학서의 동향이 가장 드라마틱하다. 판매권수와 판매액이5~6%씩 하락했던 지난해와는 정반대로 판매권수는 22.3%, 판매액은 29.7% 증가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과학교양서가 올해만큼 많이 쏟아진 해는 없다고 해도 좋을 만큼 출판이 활발했고 독자의 호응도 좋았다. 반면 시와 에세이, 자기계발서는 지난해에 이어 판매량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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