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난징대학살 기념식 참석
日총선 하루 앞두고 경고성 발언
“학살을 부정하려는 어느 누구도 역사와 30만 무고한 희생자들의 영혼, 13억 중국 인민, 평화와 정의를 사랑하는 인류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난징대학살 7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본의 역사 인식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일본 총선(14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경고성 발언이라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 따른다.
시 주석은 난징 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인 이날 장쑤(江蘇)성 난징의 난징대학살희생동포기념관에서 거행된 추모식에서 “역사범죄의 부인은 범죄를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일본의 역사 인식을 다시 문제 삼았다.
시 주석은 “역사는 시대가 변한다고 바뀌는 게 아니며 사실은 교활한 말로 부정한다 해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징 대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뒤 극동군사법정과 중국전범군사재판에서 법적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이날 올리브 나뭇가지를 들고 등장해 대학살을 군국주의자 탓으로 돌리며 중일의 우정 어린 공생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국가 전체를 향해 증오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전쟁 범죄 책임은 소수 군국주의자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추모식은 국영 CCTV를 통해 전국으로 생방송됐다.
13일은 1937년 일본군이 난징에 진입한 날로 중국은 일본군에 의해 30만명이 학살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회는 일본과의 영해 분쟁과 역사 인식을 둘러싼 갈등이 확대되던 지난 2월에 12월13일을 난징 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로, 9월3일을 대일본 국가전승일로 각각 지정했다.
베이징=박일근 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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