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ㆍ상주 주민 500여명 건의서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주민들이 태풍에 쓰러져 고사한 왕소나무 주변의 소나무 13그루를 지방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을 충북도에 건의했다.
주민들은 건의서에서 “천연기념물이던 왕소나무를 산교육으로 활용하기 위해 주변에서 왕소나무를 지켜왔던 소나무들을 충북 지방문화재로 지정해줬으면 좋겠다”고 간청했다.
주민들은 “도 문화재로 지정한 후 주변에 자연학습관을 건립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왕소나무 주변에는 수령 100∼200년 된 소나무 13그루가 자리해 방풍림 역할을 해왔다.
주민들은 12일 고사한 왕소나무 앞에서 영면을 기원하는 고사를 올린 직후 이 건의서를 제출했다. 건의서에는 삼송리를 비롯해 청천면내 44개 전체 마을과 왕소나무 인근의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입석리 등 572명의 주민이 서명했다.
신현길 삼송리 이장은 “비록 고사하고 천연기념물에서도 해제됐지만 왕소나무는 괴산 사람들의 가슴속에 영원에 남을 것”이라며 “주변의 ‘호위소나무’가 문화재로 지정되면 왕소나무를 기리는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00살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청천 왕소나무는 높이 12.5m, 둘레 4.7m의 웅장한 모습이 용의 승천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용송(龍松)’으로 불렸다. 그러나 2012년 8월 28일 태풍 볼라벤의 강풍에 뿌리가 통째로 뽑힌 채 쓰러졌다. 문화재 당국이 소생시키려 갖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고사했다. 지난 5일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다. 고사한 왕소나무는 방부 처리돼 비가림 시설에 보존됐다.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는 2004년부터 왕소나무 후계목 생산에 나섰다. 현재 가장 큰 것이 높이 3.5m까지 자랐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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