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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MF 개혁 또 인준 거부...라가르드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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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MF 개혁 또 인준 거부...라가르드 "실망"

입력
2014.12.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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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11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 개혁안을 처리하지 않은 채 폐회하자 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총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 당국에 크게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11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 개혁안을 처리하지 않은 채 폐회하자 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총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 당국에 크게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출자할당액) 개혁안을 또 처리하지 않은 채 폐회해 국제사회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실망감을 표출했다.

미국 하원은 11일 밤 늦게 2015회계연도 예산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키고 12일부터 겨울 휴회에 돌입했다. 상원도 이르면 이날 예산안을 처리하고 내년 1월 초 제114대 새 의회가 구성될 때까지 문을 닫을 예정이다.

미국 의회는 이번에도 IMF 쿼터를 재조정하는 개혁안을 승인하지 않았다. IMF 쿼터 개혁안은 2010년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에서 합의됐지만 미국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미국의 공여액은 늘어나는 데 반해 지분율이 떨어지면서 IMF 내 영향력이 축소된다는 이유를 들어 4년째 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있다.

지분율은 IMF에서 낼 수 있는 목소리의 크기, 다시 말해 투표권을 좌우한다. 개혁안은 IMF 재원을 7,200억 달러로 두 배로 확대하되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국의 지분율을 높이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대로라면 한국의 지분율도 1.8%로 상향 조정돼 전체 회원국 중 18위에서 16위로 두 계단 상승한다.

반면 미국 지분율은 17.4%로 이전보다 1.9%포인트 낮아진다. 하지만 여전히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IMF의 주요 정책 결정이 85% 이상 찬성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실상 거부권을 갖고 있다.

국제사회는 미국 의회를 상대로 지금까지 수 차례 개혁안 인준을 촉구해왔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이면서 IMF 지분율이 4%에 불과한 중국은 즉각 실망감을 표시했다.

라가르드 총재도 이날 성명을 내고 “IMF 회원국들은 미국이 올해 말까지는 개혁안을 승인하리라고 기대해왔다”며 “미국 당국에 크게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IMF의 신뢰성과 합법성, 효율성을 높이고 회원국 수요에 부응하려면 재원 확대가 필수”라며 “재원 확충과 투표 제도 현대화를 위한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의회가 지속적으로 협조를 거부하자 올해 초 ‘플랜 B’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도 “회원국 요구에 따라 쿼터 개혁을 위한 다른 방안을 검토해 내년 초 이사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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