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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中조선족… 우웬춘과 닮은꼴" 주민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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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中조선족… 우웬춘과 닮은꼴" 주민들 공포

입력
2014.12.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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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나온 피해자 혈흔에도 범행 전면 부인하며 묵비권

경찰 "혐의 입증 증거 상당" 오늘 오전 구속영장 신청 예정

장기밀매·연쇄살인 멀어졌지만 사체 훼손·도주 않고 활보 등 의문

11일 밤 경기 수원 팔달산 토막시신 유력 용의자가 검거돼 수원 서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경기일보 제공
11일 밤 경기 수원 팔달산 토막시신 유력 용의자가 검거돼 수원 서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경기일보 제공

경찰이 수원 장기 없는토막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검거한 중국동포 박모(56)씨를 피의자로 전환하고, 13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박씨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경찰은 범행을 입증할 만한 단서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주민들은 피의자가 중국동포로 확인되자 2012년 우웬춘 사건의 악몽을 떠올리며 불안해하고 있다. 범행장소가 우웬춘 사건 발생지점과 2㎞도 떨어지지 않은데다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점이 빼닮았기 때문이다. 피의자 박씨는 범행 뒤 도주하지 않고 다른 여성을 만나 태연하게 거리를 활보할 정도로 대담함을 보였다.

다른 여성과 투숙하려다 ‘덜미’

지난 11일 밤 11시30분쯤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한 모텔에서 검거된 박씨는 중국동포로 조사됐다. 피해자인 김모(48ㆍ여)도 지난 8일 가출 신고된 중국동포로 박씨와 동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업소에서 일하던 김씨는 지난달 26일 오후부터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지난달 말쯤 월세방 가계약을 한 박씨가 보름가량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주민의 제보를 받고 박씨가 거주했던 방 내부를 감식, 김씨의 혈흔을 찾아냈다. 박씨가 검거된 모텔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이 방에서는 토막시신이 담겨 있던 것과 똑 같은 비닐봉투 뭉치도 나왔다. 경찰은 박씨가 자주 다니던 치과의 폐쇄회로(CC)TV 화면에서 인상착의를 확보해 추적에 들어갔고, 다른 여성과 모텔로 들어가던 박씨를 긴급 체포했다. 조사결과 박씨는 검거 되기 이틀 전인 9일 김씨의 휴대폰을 소지한 채 포천시 소흘읍에 한동안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시신 유기 가능성이 높아 경찰은 이 지역을 수색 중이다.

묵비권 버티기…프로파일러 ‘투입’

체포 직후 수사본부가 꾸려진 수원서부경찰서로 압송된 박씨는 범행을 부인하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자신의 방에서 발견된 피해자의 혈흔 등 물증을 들이대도 흔들리는 기색이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자백을 유도하며 범행 동기와 수법, 나머지 시신의 유기장소 등을 캐고 있다.

경찰은 긴급체포 시한(48시간) 전인 13일 오전 박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 방의 혈흔과 피해자 DNA가 일치하는 등 혐의 입증에 필요한 상당한 증거를 입수한 만큼 신속히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추가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잔혹한 시신 훼손…도대체 왜?

박씨는 국내에 입국한 뒤 일용직 노동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박씨가 장기밀매 조직과 접촉한 사실 등이 확인되지 않았고, 시신에서 장기가 적출된 상태가 정교하지 않아 토막시신 발견 직후 제기된 장기밀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도 박씨의 동거녀로 알려져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연쇄살인 확률도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치정 또는 금전 문제로 다투다 범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신을 토막 내고 살점과 장기를 도려내는 등 범행 수법이 잔혹한 점, 팔달산 등산로와 수원천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시신의 일부를 유기한 점, 사건이 드러난 지 일주일이 넘도록 범행 현장 주변에 머문 점 등은 선뜻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공포ㆍ불안…주민들 “집밖에 나가기 무섭다”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박씨의 범행장소로 알려진 반지하 단칸방은 팔달구 교동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박씨는 10여일 전 이 방을 현금 20만원을 주고 가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은 최초 토막시신이 발견된 팔달산 등산로와 직선거리로 약 1.1㎞ 떨어져 있으며 살점이 담긴 비닐봉지 6개가 발견된 수원천 둑과는 400여m 거리다. 범죄가 많아 경찰은 이 지역을 ‘특별순찰구역’으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수원시에 따르면 이 일대에 거주하는 중국인 등 외국인은 6,000여명에 이른다. 인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김모(55)씨는 “박씨를 본적도 없고, 누군지도 모른다”며 “잇따르는 끔찍한 범죄에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수원=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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