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작품집 강매와 폭언 등으로 학생들의 반발을 샀던 숙명여대 작곡과 교수 2명이 결국 파면됐다.
숙명여대는 9일 열린 교원징계위원회에서 윤모(49), 홍모(57) 교수에 대한 파면을 의결했다고 12일 밝혔다. 학교 측은 “여섯 차례에 걸친 징계위 회의에서 두 교수와 학생들의 증언을 듣고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비위 내용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징계위에 따르면 두 교수는 학생들의 졸업작품집과 작곡 과제 수행에 필요한 오선지를 강매해 수익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 졸업작품집과 오선지 구입 비용은 등록금과 실험실습비에 포함돼 있어 학생들이 추가로 돈을 낼 필요가 없는데도 이들은 졸업작품집을 권당 1만~3만원, 오선지를 50장당 1만2,000원에 사도록 강요했다.
학교 측은 두 교수의 부실수업과 학생들에 대한 폭언도 확인했다. 작곡과 실기수업 규정상 일주일에 50분씩 학생을 개별 지도해야 하지만 이들 교수는 자신에게 배정된 학생을 10명씩 한 번에 불렀고, 수업도 5분밖에 하지 않았다. 일부 학생들은 “너 같은 건 돈을 줘도 못 가르치겠다” “창문으로 뛰어내려 죽어라” 등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횡포를 견디다 못한 학생들은 올해 9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두 교수에 대한 퇴진운동을 벌였다. 직후 학교 측은 감사에 착수해 이들의 비위사실을 인지, 10월13일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주세화 작곡과 비대위원장은 징계위 결과에 대해 “그간 교수들의 비위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생 인권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확립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형직기자 hj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