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와 협상 시한 넘겨..."SK에 일단 잔류 후 재도전"
김광현(26ㆍSK)이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잠시’ 미뤘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 입단 협상을 벌이던 김광현은 계약 마감 시한 12일 오전 7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소속팀에 잔류 하기로 했다. 그 동안 김광현은 금액보다 어린 시절부터 꿈 꿔왔던 빅리그 무대를 밟는 것에 의미를 두고 새로운 도전을 다짐했지만 냉정한 현실에 부딪혔다.
김광현은 “샌디에이고와 계약에 합의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포스팅을 허락해준 SK와 끝까지 협상에 최선을 다해준 샌디에이고 구단, 에이전트에게 고맙다”며 “다시 돌아온 SK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좀 더 준비해서 기회가 된다면 빅리그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내년 시즌 종료 후 구단 동의 하에 다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고, 2년 뒤에는 완전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다.
김광현 위한 ML 로스터 빈자리 없었다
샌디에이고 A.J. 프렐러 단장은 금액 차이를 협상 결렬의 원인으로 꼽았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문제가 있었다. 샌디에이고 지역지 유니언 트리뷴은 12일 “김광현의 계약을 어렵게 만든 요소로 팀의 40인 로스터가 이미 가득 차 있어 로스터를 조정하거나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즉 김광현을 데려오면서까지 로스터를 정리할 생각이 없었다는 의미다. 이 매체는 또 다른 이유로 김광현이 90마일 초반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점을 꼽았다.
헐값 포스팅 금액부터 꼬인 일
김광현은 처음부터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김광현의 포스팅 최고 응찰액은 겨우 200만달러(22억원)였다. 김광현과 SK는 내심 1,000만달러(111억원)까지 기대했지만 응찰액은 터무니 없이 적었다. 낮은 응찰액은 구단 측이 생각하는 김광현의 계약 규모일 수 있다. 따라서 선수가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 또 11월초 포스팅 시기도 아쉬웠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단장 또는 감독을 교체 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포스팅을 신청한 만큼 김광현에 대한 관심은 후순위로 밀렸다.
건강한 김광현 못 보여줬다
김광현은 2008년부터 류현진(LA 다저스)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최고 좌완 투수로 군림했다. 그 해 2관왕(다승ㆍ삼진)을 차지했고 2009년 평균자책점 1위, 2010년 최다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2년간 어깨 부상 탓에 주춤했다. 2013년과 올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회복을 알렸고, 본인 역시 “지난해와 올 시즌 종료 후 미국 유명 의료진에게 정밀 검사한 결과, 괜찮다고 했다”며 자신했다. 하지만 김광현의 확신과 달리 메이저리그 구단은 (김광현의)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 정통한 관계자는 “어깨가 괜찮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검진 결과를 공개하거나 미국에서 직접 구단들을 불러놓고 쇼케이스를 했다면 더 많은 팀들이 포스팅에 참가했을 수도 있는데 단지 기자회견을 통해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설명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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