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니?
눈 오는 숲은 일요일이다
영원히 계속될 듯
하지만 마침내 그칠 것이다
그때 눈은 숲의 내부로 스며든다
내 손이 닿지 않는 데까지
낙망하지는 말아다오
어쨌든 지금은
순수한 현재
- 황인숙 ‘흰 눈 내리는 밤’일부 -
내 손이 닿지 않는 데까지 낙망하지는 말아다오. 내가 판 동굴이 네 슬픔의 깊이보다 조금 더 깊었으면. 발가락 끝까지 완전히 덥힐 수 있게. 아니면 동굴을 좀 더 파야 한다고 해도, 나는 괜찮아.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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