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회의장 곳곳 한옥 등 '문화 코드' 강조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의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하는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가 이틀 일정으로 11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했다. 이번 회의는 박근혜정부가 국내에서 주최하는 첫 다자 정상회의로, 아세안 국가들과의 경제 문화 외교 등 각 분야 협력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ㆍ아세안 관계를 다진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역내 기업인 400여 명이 참석한 '최고경영자(CEO)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한ㆍ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자유화로 사업 기회를 확대하자"며 원산지기준 개선과 규제 철폐를 통한 서비스분야 협력 확대 등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글로벌 가치사슬(GVCㆍ여러 나라의 원재료 노동력 자본 등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경제ㆍ무역 개념)에 각국 중소기업 참여를 늘리자"고 요청하고 "상당수 한국 스마트폰이 베트남에서 생산돼 베트남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등의 GVC 성공 사례를 들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라오스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세안 10개 회원국 중 6개국 정상과 연쇄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현안을 논의하면서 북한 비핵화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은 "연쇄 정상회의를 통해 한ㆍ베트남 FTA 실질 타결과 동남아 사회기반시설 사업 기회 확대 등 경제 성과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정상회의에 문화 요소를 대폭 강조했다. 벡스코 회의장 곳곳을 한옥 지붕과 한지, 전통 조각보 등으로 장식했고, 정상들이 시간을 내 전통공예품을 만들어 볼 수 있게 했다. 환영만찬장의 두 개 벽면에는 20m 길이의 미디어월이 설치돼 수묵화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전시됐고, 만찬 중엔 가수 싸이와 국립무용단 등이 한류 공연을 펼쳤다. 정부는 이날 국내에 도입된 종이 없는 여권 시스템을 홍보하기 위해 정상들에게 모의 전자여권을 발급하기도 했다.
부산=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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