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상태(新常態ㆍ신창타이) 경제 시대’를 선언했다. 그 동안의 고속 성장이 끝나고 연간 7% 안팎의 중속 성장이 새로운 정상(正常)으로 받아들여지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의 진입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맞춰 성장 방식의 변화와 구조 조정 등을 통해 새로운 발전의 동력을 찾겠다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의지다.
9~11일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열려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이 이러한 내용을 결정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 회의는 매년 12월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부와 경제 관련 책임자가 모여 새해 경제정책 방향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통신에 따르면 회의는 “중국 경제가 신상태로 진입하고, 경제 발전의 방식도 규모와 속도형의 거친 성장에서 질적이고 효율적인 집약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러한 신상태를 인식하고 적응하며 이끄는 게 앞으로 중국 경제 발전의 대법칙”이라고 강조했다. 회의는 이어 “2015년엔 온중구진(穩中求進ㆍ안정 속 성장)의 총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경제 발전의 질과 효과의 제고를 중심으로 신상태 시대에 적극 적응해야 한다”며 “방식의 전환과 구조 조정을 중시하고 개혁에 매진하며 창조와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회의는 또 내년 경제의 5대 임무로 ▦경제의 안정적 성장 유지 ▦새로운 성장점의 모색▦농업발전 방식의 전환 가속화 ▦경제 발전 공간의 구조 개선 ▦민생 보장 등을 제시했다. 특히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안정적인 통화 정책을 주문하면서도 “통화 정책은 적절한 탄력을 더욱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 눈길을 끌었다. 또 ‘일대일로’(一帶一路·실크로드경제벨트와 21세기해상실크로드의 약칭)와 ‘징진지’(京津冀ㆍ베이징 톈진 허베이를 함께 이르는 말) 협력 발전, 창창(長江)경제지대 건설 등을 3대 전략으로 추진키로 했다.
중국이 신상태 경제를 공식화하면서 내년 경제 성장률은 7% 안팎이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세계 경제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왕이밍(王一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중국은 초고속 성장 시기에 누적된 거품 등 각종 모순을 조정하기 위해 성장률 목표를 낮춰야 한다”고 건의했다. 뉴리(牛犁) 중국 국가정보센터 거시경제연구실 주임도 “중국 경제는 이제 기어를 바꿔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2015년 경제성장 목표치는 내년 3월 결정된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7.3%로,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였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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